“전과조회, 군사보안 목적 최소 범위로 실시해야”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군이 민간인을 채용하면서 신원조사를 통해 확인한 실효된 전과가 군사 보안과 무관함에도 이를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것은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군사안보지원사령관과 육군 A사단장에게 군사 보안상 목적과 무관한 개인의 실효된 전과 사실을 알려 채용상 불이익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업무 관행을 개선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진정인 B씨는 지난해 7월 강원도에 위치한 A사단 군 주거시설 관리인(공무직) 채용시험에 응시해 최종 합격 통지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A사단 보안심사위원회가 실효된 전과를 이유로 ‘부대 출입 부동의’ 결정을 내려 출근을 하지 못하게 되자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B씨는 2012년 성폭력처벌법 위반으로 기소돼 법원에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받았으며, 이는 2017년 6월 실효됐다. 2013년 모욕으로 처벌받은 벌금형은 2015년 2월 실효됐다. 아동·청소년성보호법에 따른 공동주택관리소 등 취업제한 시한은 2015년 6월까지였다.
A사단 측은 “진정인은 채용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았으나, 보안심사위의 출입 부적격 결정으로 부대 내 출입이 불가하므로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할 수 없어 부득이하게 채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인권위는 군이 민간인 근로자를 채용하면서 군사 보안을 목적으로 신원조사와 보안심사를 할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전과 조회는 그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실시돼야 한다고 봤다.
B씨의 범죄 경력이 2017년 6월 최종 실효됐고 해당 범죄가 군사 보안과 무관한 만큼, 이를 이유로 부대 출입 부적격 결정을 내린 것은 신원조사 시 최소침해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자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이번 진정 사건이 근본적으로 군의 무분별한 신원조사 관행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봤으나, 과거에 같은 내용의 권고를 내려 반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인권위는 모 군부대가 민간인 용역 참여자에 대한 신원조사를 통해 확인된 벌금형 전력을 이유로 사업 참여를 제한한 진정 사건에서 실효된 범죄경력에 대한 회보를 제한하는 등 무분별한 신원조사 관행을 개선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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