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유연탄 가격 급등세
니켈 11% ↑·알루미늄 10% ↑
정유·화학·조선 비용압박 가중
배터리 업체도 장기화 우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첨예한 갈등으로 국제 유가와 원자잿값이 급등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채산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의 원유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에 국제 유가는 지난 18일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93.5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는 2014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러시아는 전 세계 원유 중 12%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유연탄 가격도 치솟고 있다. 지난 18일 기준 유연탄 가격은 t당 139달러를 넘어섰다. 전월 평균 대비 9.7% 급등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러시아산 유연탄 수입 비중은 전체 유연탄 수입량의 16%에 달한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 18일 기준 t당 138달러로 전월 평균 대비 5.1% 올랐다.
러시아의 생산 비중이 높은 원자잿값도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꼽히는 니켈, 알루미늄 등이 대표적이다.
니켈 가격은 지난 21일 기준 t당 2만4870달러를 기록했다. 전월 평균 대비 11.4% 급등했다. 알루미늄 역시 지난 21일 기준 t당 3315달러로 10.4% 올랐다. 미국 에너지관리청(EIA)에 따르면 세계 광물 수출의 러시아 비중은 니켈 49%, 알루미늄 26%에 달한다.
원유 가격이 급등하자 정유·석유화학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러시아 사태가 계속되면 유가와 물가가 오르면서 수요가 줄고 스프레드(원유와 제품 가격 차이), 정제마진 등이 악화할 수 있다”며 “전쟁이란 돌발 변수로 단기적으로 채산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조선업계도 후판의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치솟으면서 비용 압박을 받게 됐다. 후판 가격은 통상 제조 원가의 15~20%를 차지한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후판 가격이 원자재 가격에 큰 영향을 미쳐 가격 안정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은 원자재 가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자재의 경우 장기 공급 계약 방식으로 조달하고 있어 당장 수급이나 비용 상승 문제는 없지만, 장기화할 경우 배터리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적인 원자잿값 급등으로 기업들은 당분간 채산성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3월 채산성은 99.1을 기록했다. BSI는 100 이상이면 긍정을, 100 이하면 부정을 의미한다.
특히 채산성 전망치는 작년부터 지속된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지난해 6월부터 9개월째 기준선(100.0)을 밑돌고 있다.
추광호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국제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 격화 우려로 기업경영의 시계가 매우 불투명하다”며 “유사시를 대비한 원유 등 핵심 원자재 수급 안정화 대책 마련은 물론 관세 인하 등으로 기업 채산성 악영향을 완화해나가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지윤·주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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