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위 연구보고서…충남·호남 주로 피해
개신교인 1026명·천주교인 119명 희생 확인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6·25 전쟁 당시 남침한 북한군이 퇴각하는 과정에서 기독교(개신교)·천주교인 1000여 명을 학살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해당 조사를 진행한 연구팀은 이 같은 집단 학살은 기독교와 대립하며 ‘종교 말살 정책’을 펴온 북한 측의 공식적인 지시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22일 제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진실화해위)가 박명수 서울신학대 신학과 명예교수 연구팀에 의뢰해 진행한 연구용역보고서 ‘한국전쟁 전후 기독교 탄압과 학살 연구’에 따르면 당시 북한군에 의해 기독교인 1026명·천주교인 119명이 희생됐다. 종교인 총 1145명이 희생된 셈이다.
연구팀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문헌조사, 관련자 증언, 피해 교회 방문 등 3단계 과정을 통해 희생자 명단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같은 학살은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 직후 1950년 9월 26일 북한 측이 “반동 세력을 제거하고 퇴각하라”고 명령한 데 따라 이뤄졌다. 북한군은 같은 달 27∼28일 충남 논산군 병촌교회에서 교회 자체를 적대세력으로 간주해 66명을 사살했고, 이들을 포함해 논산군 성동면에서 120명을 죽였다.
같은 달 27일에는 퇴각하던 북한군이 전북 정읍경찰서에 감금된 장로와 우익 인사 500여명 중 350명을 유치장에 가둔 뒤 167명을 불에 태워 살해했다. 150명은 당시 전북 정읍군 고부면 임석리 두숭산 폐광에서 집단학살한 뒤 매장했다. 이 밖에도 전남 영광군 염산교회·야월교회, 영암군 매월교회·구림교회 등에서도 집단 학살이 벌어졌다. 지역별로는 충남·전북·전남의 집단 학살 피해가 가장 컸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기독교인 집단 학살이 기독교를 불순 세력으로 규정하고 탄압하려는 북한 측의 정책에서 기인했다고 봤다.
연구팀은 “공산주의와 기독교는 일제 강점기부터 계속 갈등했고, 해방 이후에는 새로운 국가 건설 과정에서 첨예하게 대립했다. 한국전쟁 시기에 기독교 탄압을 본격화했고 특히 퇴각 과정에서 기독교인을 집단 희생시킨 사례가 많았다”고 했다. 이어 “한국전쟁 시기에 공산주의에 부정적이었던 천주교도 개인·집단 피해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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