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본격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우크라이나에서 공급되는 반도체 생산 필수 희귀가스 물량에 대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당 물량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의 생산 비용 상승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은 광범위할 수 있다”며 “이는 업계에 매우 나쁜 소식이며 현재 진행 중인 반도체 부족을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역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분쟁으로 인해 가스 공급 감소로 인한 웨이퍼 생산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는 네온, 아르곤, 크립톤, 크세논을 포함한 반도체 원료 가스의 주요 공급 국가이다. 특히 전 세계 네온 가스 용량의 거의 70%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네온, 아르곤 등 불활성 가스는 주로 8인치 웨이퍼 180nm에서 12인치 웨이퍼 10~19nm 선폭 관련 반도체 리소그래피(미세하고 복잡한 전자회로를 반도체 기판에 그려 집적회로를 만드는 기술) 공정에 사용된다. 2020년 이후 극도로 부족하다고 평가받는 스마트폰·전기자동차용 전력관리반도체(PMIC), 와이파이(Wi-Fi), 무선통신용 초고주파 칩(RFIC), 마이크로컨트롤러(MCU) 등이 공정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산업에서 네온 부족이 심각했을 때는 지난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 침공 이후인 2015~2016년이었다. 네온 가스가 부족해지자 당시 가격이 평소보다 10배 가량 뛰었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이로 인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면 글로벌 공급망에 교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피해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단기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분쟁이 장기화되면 예측하지 못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 이에 대비할 필요는 있다”며 “미국 입장에서도 자국에 중요한 반도체 리스크를 장기화하지 않으려 할 것이고, 국내 역시 물밑 협상을 진행하는 등 사태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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