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보 막론 대선후보들 한목소리
국회 입법 논의…정부 시범운영 나서
중소기업계의 숙원인 ‘납품단가연동제’ 도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국제 원자재 상승에 따른 중소기업의 경영난 해소가 국가적 과제로 떠오름에 따라 관련 논의가 힘을 받는 중이다. 다음달 대선에서 어떤 정권이 들어서건 간에 법제화의 기대감은 한껏 부풀고 있다.
대선주자들은 하나 같이 납품단가연동제 도입을 중소기업 공약 첫 손으로 꼽고 있다. 대·중기 상생의 해묵은 과제로 10년 넘게 요구됐지만 높은 입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연말 중소·벤처기업 정책 공약을 발표하며 “중소기업 제품 제값 받기를 국정과제로 못 박고, 공급원가 변동의 부담을 하도급에 떠넘기지 못하게 하겠다”며 “지방정부에 불공정거래 조사권을 부여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역시 지난 14일 중소기업중앙회 방문에 맞춰 중소기업 공약을 발표했다. 윤 후보는 “중소기업이 대기업과의 거래에서 원자재 가격 급등의 피해를 일방적으로 부담하지 않고 제 값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며 “계약기간 중 원자재값이 일정 수준 이상 오를 경우 대기업이 납품대금조정협의에 의무적으로 응하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다.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심상성 정의당 후보 역시 대선공약집에서 중소기업·납품업체 집단교섭 보장 및 납품단가연동제를 약속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 거래가 만연한데 정부에서는 그냥 쳐다보고만 있다”며 정상화 의지를 내비쳤다.
국회의 입법 논의도 이를 뒷받침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김경만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대·중기상생협력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계류 중이다.
납품단가연동제를 골자로 한 개정안은 납품대금에서 원자재 가격이 차지하는 비율을 대통령령으로 정하고, 위·수탁 기업이 납품대금의 조정방법을 담은 표준약성서 사용을 권장하도록 했다. 또 원자재 기준 가격이 일정 비율 이상 상승할 경우 위탁기업이 추가발생 비용을 납품대금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1억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도 포함됐다.
하지만 걸림돌도 있다. 기업간 합의에 의해 이뤄진 사적계약을 또다른 법령으로 무력화한다는 반대목소리가 나온다. 또 연동제 대상이 되는 원자재를 어떻게 정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도 막연하다는 지적. 원청기업인 대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점에서 이를 마뜩잖아 하는 시각도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 상반기 중 표준계약서 등을 통한 납품단가연동제를 시범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구체적인 운영방안을 마련하고, 시범운영 중 발생되는 부작용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예고 없는 수시인상과 일방적 가격 통보 등 원자재 생산 대기업에 대한 협상력이 낮아 납품가에 인상분 반영이 거의 안 된다. 이로 인해 경영의 밑그림 자체를 그리기 어렵다”며 “원자재 생산 대기업과의 협상력 제고 방안도 중요하지만, 원청 대기업의 상생의지가 더 절실하다”고 말했다.
유재훈 기자
igiza7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