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발사체 명칭 제각각 혼란 가중
美 ‘North Korea’ 딴 KN 코드 명명
01은 실크웜, 25는 초대형방사포
요격·대응 위해선 ‘식별 명칭’ 필요
北 고체엔진 기술 등 다양한 진화
일부선 “KN코드명 무의미” 주장도
북한 미사일이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한달 남은 대선을 앞두고 경제문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집중하고 있는 주요 정당 대선주자들도 북한 미사일 대응 방안과 관련해 백가쟁명식 해법을 내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 1월 한달 동안에만 각종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섞어 총 7차례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월 최다 기록이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과 함께 북한의 미사일 무력시위는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지만 오래 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30일 자강도에서 이미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까지 쏜 북한은 향후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유예) 철회까지 시사한 상태다.
북한 미사일에서 있어서 한 가지 혼란은 명칭에 있다. 북한 미사일 발사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명칭과 관련해 화성, 북극성, 북한판 ○○○, KN-○○ 등 다양한 단어들이 등장하곤 한다.
▶北 부르는 이름과 美 분류 이름 달라=북한 미사일과 관련해 흥미로운 점은 요격과 대응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미사일 종류 식별 과정에서 다양한 용어가 혼재돼 등장한다는 점이다. 북한의 미사일이 시간이 갈수록 다종·다양화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북한이 부르는 명칭과 한국이 붙인 명칭, 그리고 미국 군사·정보 당국이 붙인 명칭이 혼재돼 사용되고 있는 탓이 크다. 우리 군은 대포동과 무수단처럼 지명에서 이름을 따거나 연도 뒤에 일련번호를 붙이는 식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여기에 ‘북한판 ○○○’ 식 별칭이 더해지면서 일반인이 느끼는 혼란은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
일례로 북한이 지난달 17일 평양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시험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경우 북한은 이튿날 국방과학원과 제2경제위원회 등이 계획에 따라 진행한 ‘전술유도탄’이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언론 등에서는 이를 두고 ‘북한판 에이태큼스’라고 불렀다. 미국의 전술유도무기 ‘에이태큼스’(ATACMS)와 닮았다는 점에서 붙은 별칭이다.
‘KN-24’는 이 미사일의 또 다른 명칭이다. 이는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북한 미사일에 대해 북한(North Korea)의 영문 이니셜 앞뒤를 바꾼 ‘KN’에 숫자를 결합해 만든 코드명에 따른 것이다. 현재 언론 등을 통해서는 대함미사일(ASM) KN-01부터 초대형 방사포 KN-25까지 등장하곤 한다. 그러나 미 군당국은 KN 코드명을 공개하고 있지 않다. 미군은 북한이 올해 들어 전반적인 기술적 특성을 최종 확증했다고 주장한 극초음속미사일에 대해서도 KN 코드명을 부여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공개된 바 없다.
▶KN-01 ‘북한판 실크웜’~KN-25 초대형 방사포=KN 코드명 체계에서 가장 앞자리에 자리한 것은 대함미사일 KN-01이다. 중국 대함미사일 실크웜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북한판 실크웜’으로 불리기도 한다. 북한은 금성-1로 부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군당국은 이어 북한의 전술탄도미사일(TBM) 화성-11과 스커드 계열 미사일 등에 KN 코드명을 부여해왔다.
최근에는 KN-23과 KN-24가 지상에 자주 오르내린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은 사거리 400∼600㎞ 안팎으로 비행 종말 단계에서 요격을 회피하기 위해 ‘풀업’(pull-up·활강 및 상승) 기동이 가능해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로 대응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북한은 특히 지난달 열차를 비롯한 다른 플랫폼과 다른 장소에서 KN-23을 쏘아 올리며 성능 과시를 극대화해 눈길을 끌었다.
북한판 에이태큼스로 불리는 KN-24는 최대사거리 500㎞ 안팎으로 남한 전역에 대한 타격이 가능하며 핵탄두 탑재까지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기동성이 뛰어난 무한궤도형 또는 차량형 이동식발사대(TEL)에서 2개의 발사관을 통한 연속 발사가 가능하다.
이밖에 미국과 일본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하기도 하는 KN-25는 600㎜급의 초대형방사포로 평양에서 발사할 경우 충남 계룡대에 위치한 육해공군본부까지, 황해도에서 발사할 경우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기지까지 타격권에 포함한다. 이미 KN-23과 KN-24 시험발사를 감행한 북한이 조만간 KN-25 시험발사에도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일각에선 KN 코드명 체계로 북한 미사일을 분류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군이 북한의 시험발사 뿐 아니라 열병식이나 개발단계에서 포착해 KN 코드명을 부여하곤 하지만 잘못 판단하는 경우도 있는데다 북한이 공식 명칭을 발표한 뒤에는 미군 스스로 KN 코드명 체계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일례로 KN-14 이동식 ICBM의 경우 2015년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 때 공개되자 KN-08 화성-13 개량형으로 분류됐지만 나중에 KN-14 코드가 붙기도 했다. KN-12나 KN-13처럼 아예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경우도 있다.
북한 미사일 명칭에 주목하는 것은 북한의 미사일이 한국을 향할 때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확한 제원과 종류를 파악해야하고, 이를 위해서는 발사 즉시 명칭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가 돼야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미사일 제원과 종류에 따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가 효과적이라면 요격자산으로 대응에 나서야할 것이고, 대량응징보복(KMPR) 작전이 우월하다면 대량의 타격자산으로 응수해야 하는 선택의 순간이 올 수 있다.
▶北 1970년대부터 미사일 개발 공 들여=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와 경고, 그리고 외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핵과 미사일 개발을 추구해왔다. 경제력이 뒤떨어진 형편에서 재래식 군비경쟁으로는 한국과 미국은 물론 주변국과 상대가 될 수 없는 상황에서 비대칭전력인 핵과 미사일에 투자하겠다는 셈법에 따른 것이었다. 북한 나름 선택과 집중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사는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북한은 처음에는 구 소련과 중국으로부터 미사일 기술 이전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시도는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구 소련과 중국 모두 북한이 우방이라고 하더라도 최첨단 기술인 미사일 기술 전수에는 소극적이었던 탓이었다.
결국 북한은 중동지역에서 해법을 찾았다. 북한은 1970년대 후반 구 소련의 스커드-B 미사일을 이집트로부터 도입한 뒤 역설계를 통해 초기 탄도미사일 기술을 확보했다. 이후 사거리를 늘려가며 한반도와 주일미군기지를 사정권에 두는 사거리 500㎞의 스커드-C와 사거리 1000㎞의 스커드-ER 등의 개발을 이어갔다. 북한의 눈물겨운 시도는 최근에는 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그리고 미래 전장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극초음속미사일을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데 이르렀다.
북한은 특히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탄두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고체로켓 엔진, 대출력 엔진 등 미사일 관련 기술 진전에 큰 공을 들였다. 지난 2012년에는 한국이 나로호 발사에 연이어 실패했을 때 북한이 장거리로켓을 발사하고 우리보다 앞서 자력으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면서 ‘북한발 스푸트니크 쇼크’란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다.
급기야 최근에는 미사일 사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렸을 뿐 아니라 미사일 비행 종말 단계에서 요격을 회피하기 위해 여러 차례 활강과 상승을 반복하는 풀업과 액체연료를 용기에 담아 앰풀(ampoule)화하는 등 진일보한 기술 수준을 과시하기도 했다.
▶北 고체엔진 기술 진화 주목=북한의 최근 미사일 기술 진화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 가운데 하나는 고체엔진이다. 북한의 과거 미사일 시험발사는 주로 액체연료를 사용해왔다. 그러나 액체연료는 연료 주입 시간이 오래 걸려 사전 포착과 공격에 취약하다는 단점을 지닌다. 반면 고체연료는 미리 연료를 주입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이동식발사대(TEL) 등을 활용한 은밀한 기동과 발사가 가능하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미사일 강국이 모두 고체연료를 사용하거나 액체연료에서 고체연료로 넘어가고 있는 까닭이다.
북한의 고체엔진 시원은 러시아로부터 구매한 KN-02 단거리미사일을 역설계해 고체추진제 로켓모터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올라간다. 북한은 이를 바탕으로 2016년 3월 길이 3~3.2m, 직경 약 1.3m의 고체추진체 로켓모터 지상연소시험에 성공했다. 이어 2016년 8월 고체추진제를 활용한 SLBM 북극성-1 수중발사, 그리고 2017년 2월 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북한의 최근 고체연료 미사일들은 기존 액체엔진을 활요한 스커드 계열의 탄도미사일과 달리 신속성과 발사운용 즉응성 등에서 뛰어나 정밀유도장치 등과 결합되면 한국형미사일방어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을 것이라 우려도 낳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20년과 2021년에는 크기가 증가된 북극성-4ㅅ과 북극성-5ㅅ 등을 선보이며 더욱 커진 고체엔진 크기를 과시하기도 했다.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액체엔진에 비해 고체엔진 기술이 단순하고 쉬워보이지만 크기가 커질수록 제작과 품질보증 등 측면에서 상당 수준의 기술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북한이 최소한 10여년 전부터 고체엔진 개발을 진행했으며 이미 상당 수준의 기술축적을 이뤘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신대원 기자
shindw@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