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조사한 ‘한명숙 사건’ 불기소

남은 사건들은 대선후에 이어질듯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20대 대통령 선거를 한 달 남겨두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대한 고발 사건 1건을 무혐의로 종결했다. 윤 후보를 정식 입건했던 사건 3건이 여전히 공수처에 남아 있지만 현재 수사 상황을 고려할 때 기소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0일 공수처에 따르면 윤 후보 관련 사건은 전날 무혐의 처분이 난 한명숙 전 총리 재판 모해위증 교사 의혹에 관한 조사·수사방해 사건 외에도 3건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윤 후보는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임은정 전 대검 감찰정책연구관(현 법무부 감찰담당관)의 감찰 등을 방해한 혐의 등을 받았으나, 전날 공수처는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공수처가 입건한 윤 후보 사건 4건 중 유일하게 조사가 이뤄졌다. 대면조사는 아니었지만, 지난해 11월 윤 후보 측에 답변을 요청하는 식으로 서면조사 했다. 적어도 해당 사건과 관련해 의견 진술을 받고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최종 결론을 낸 셈이다.

하지만 나머지 3건의 경우 윤 후보 조사 타진은커녕 다른 관련자 조사도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9월 언론보도로 촉발된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 사건의 경우 공수처가 시민단체의 고발장을 접수한 후 3일 만에 입건했다. 다른 사건들의 입건 속도와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이라 할 정도로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했다. 공수처는 그만큼 수사 의지를 드러내며 수사력을 집중했으나, 입건 후 5개월이 지났는데도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이 사건 수사 속도가 급격히 느려진 것은 특히 강제수사 과정에서 번번이 실책을 거듭한 탓이 크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수사 초기 압수수색 영장 집행이 불법이었다며 제기한 준항고 신청에 대해 지난해 11월 법원이 김 의원 주장을 인용하기도 했다. 대법원이 최종 판단을 위해 심리 중이다.

특히 이 사건의 ‘키맨’으로 꼽히는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의 신병 확보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던 것은 수사에 더욱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체포영장과 두 번의 구속영장 청구가 모조리 기각된 후 지난해 12월 초부터 수사가 멈췄기 때문이다. 2차 구속영장 청구조차 ‘혐의 소명 부족’으로 기각돼 수사 동력을 잃은 데다가, 손 검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과 치료를 지속하면서 추가 조사도 하지 못했다. 윤 후보는커녕 손 검사에 대한 혐의 구성도 난항을 겪는 셈이다. 이 사건에서 드러난 수사력 한계가 ‘폐지론’까지 제기된 공수처 위기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현재까지 각 사건의 수사 상황과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은 대선 일정 등을 고려하면, 공수처에 남은 3건의 사건은 사실상 대선 이후에나 수사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선 결과에 따라 남은 수사 자체가 사실상 어려워질 수도 있다.

안대용·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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