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선 보양식으로 이것을 먹는다 [식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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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한국인이 삼계탕을 보양식으로 먹듯이 스페인에서는 토마토를 이용한 요리를 먹는다. 찬 성질의 토마토에 가지·파프리카 등 제철음식을 곁들이면 수분 보충과 함께 풍부한 영양소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가스파초(Gazpacho)’다.

가스파초는 원래 이슬람음식으로, ‘젖은 빵’이라는 뜻의 아라비아어이다. 이슬람 지배를 오랫동안 받아온 스페인 남부지방은 음식에서도 이슬람 영향을 받은 메뉴들이 많다. 12세기 스페인으로 전해진 가스파초는 시간이 지나면서 스페인 전통요리로 자리 잡았다.

스페인에선 보양식으로 이것을 먹는다 [식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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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푸드 토마토와 올리브오일=유럽에서 토마토 생산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는 스페인이다. 스페인의 한 지방에서는 매년 8월 ‘라 토마티나(La Tomatina) 토마토축제’가 열릴 정도로 현지인들에게는 무척 친숙한 식재료다.

가스파초의 주재료인 토마토는 미국의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슈퍼푸드’다. 토마토의 빨간 색소를 만드는 라이코펜 성분은 강력한 항산화물질로, 과도한 스트레스 등으로 생기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동시에 혈관 내 노폐물까지 청소한다. 이에 따라 토마토는 전립선암이나 유방암 등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마토의 라이코펜은 지용성이기 때문에 기름과 함께 먹어야 몸에서 흡수가 잘 된다. 가스파초에 들어가는 토마토는 올리브오일과 섞인다. 영양학적으로 궁합이 맞는 조합인 것이다. 올리브오일에 다량 들어 있는 폴리페놀은 노화방지에 좋으며, 비타민E 성분은 혈액의 응고를 막고 혈액순환에도 도움을 준다.

▶가열 없는 조리법=가스파초는 토마토와 여러 가지 채소를 믹서기에 갈아 먹는 음식이다. 불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며, 가열하지 않아 채소의 비타민도 파괴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오이나 양파, 파프리카 등에 들어 있는 비타민C를 그대로 섭취할 수 있다.

차갑게 먹는 가스파초는 맛도 시큼한 맛을 지녀 식욕을 돋우는 전채요리로 제격이다. 새콤한 맛은 가스파초에 들어가는 와인식초도 한몫한다. 발효식초인 와인식초는 피로물질인 젖산을 우리 몸에서 분해하기 때문에 피로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음식 섭취 시 발효식초를 섞어서 먹으면 혈당을 낮춘다는 일본 가나가와현립보건복지대(2003)의 연구도 있다.

만드는 방법도 비교적 간단하다. 4인용 기준으로 토마토 6개, 오이 1개, 양파 1개, 빨간 파프리카 2개, 마늘 2∼3쪽, 소금 약간, 후춧가루 약간, 올리브유 4큰술, 와인식초 4분의 1컵, 레몬즙을 넣고 믹서기에 갈아준 후 냉장 보관하면 완성이다. 완성된 가스파초는 빵과 곁들여 먹기 좋다. 바게트 위에 소스처럼 발라 먹으면 된다.

스페인에선 보양식으로 이것을 먹는다 [식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