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 밥상위 주연급으로
소스 시장 지난해 2조 1812억원
홈쿡·모디슈머 레시피로 B2C 시장 팽창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밥 수요가 늘면서 ‘밥상 위의 조연’인 소스가 주연급으로 올라섰다. 소스 하나만 있어도 여러가지 레시피를 따라할 수 있어 모디슈머(modify+consumer)와 일반 소비자들 중심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19일 시장 조사업체 유로모니터 따르면 2019년 1조 7427억원이던 소스 시장은 지난해 2조 1812억원을 돌파했다. 2025년 시장규모는 2조 2711억원으로 업계는 소스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중에서도 소스 시장은 소비자시장(B2C)을 중심으로 팽창 중이다. 지난해 기업간 거래(B2B)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대상, 샘표, 오뚜기는 시장 점유율이 각각 줄었지만 크래프트 하인즈 등 소비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늘었다.
소스 시장 점유율은 2020년 대상이 27% ▷CJ제일제당 25.1% ▷샘표 9.5% ▷오뚜기 9.4% ▷풀무원 1.9% ▷크래프트 하인즈 0.9% ▷기타26.2% 순이었지만 지난해 대상은 26.9%, CJ제일제당은 24.8%로 줄었다. 반면 크래프트 하인즈는 1%, 기타 기업은 26.9%로 상승했다.
코로나19로 단체 급식, 식당에서 쓰이는 소스 수요는 줄었지만 가정 내에서 이색 소스로 레시피를 개발하거나 외식 메뉴를 해먹는 이들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온라인 장보기앱 마켓컬리에서도 지난해 소스 판매량은 전년 대비 6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국적인 맛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동남아시아의 스리라차 소스, 멕시코의 치폴레 판매량이 폭증했다. 치폴레 소스는 2020년 처음 입점된 뒤 2021년 판매량이 전년도 대비 524% 증가했다. 소스류가 인기를 끌자 마켓컬리는 2021년 삼양의 불닭 소스 시리즈를 입점하기도 했다.
소스 시장은 모디슈머 덕에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 몇년 새 먹방 유튜버를 중심으로 소스를 이용한 레시피가 유행하면서 식품업계는 히트 상품의 소스만 따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불닭 팽이’ 등 모디슈머 레시피로 히트를 친 불닭 소스 시리즈는 지난해 내수 매출 130억원을 기록했다. 불닭볶음면 시리즈 내수 매출이 1000억원에 이르는 점에 비춰 소스가 매출의 10% 차지하는 셈이다.
팔도 비빔면의 비빔장 소스도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이 약 7% 늘었다. 비빔 왕교자 등 신제품 출시와 SPC 그룹의 파리바게뜨와 협업한 ‘팔도 비빔빵’, 도미노피자와 비빔장 소스를 조합한 ‘팔불출 피자’ 등 음식과 소스의 독특한 조합을 개발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팔도 비빔장 소스는 비빔면 속 액상 스프를 따로 팔아달라는 소비자 요청에 따라 지난 2017년 선보인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집에서 밥을 먹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외식 메뉴를 집에 해먹는 이들이 늘어났고 다이어트 등 건강을 생각하는 트렌드가 늘면서 칼로리가 낮은 소스 판매량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