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 신년사에서 밝힌 화두는 역시 ‘환경’이었다. 2030년까지 그룹 자체적으로 탄소 2억t을 감축하다는 목표를 세운 SK는 올해 수소, 이차전지 등 그린 부문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그룹 전체 구성원에게 e-메일을 통해 밝힌 2022년 신년사에서 “우리는 2030년까지 탄소 2억t을 감축하겠다는 담대한 목표를 설정했고, 우리 모두 새로운 목표를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이제는 기업도 지구와 직접 대화할 때로 우리의 미래를 위해 1%(세계탄소감축 목표량 210억t 대비) 탄소 감축은 피할 수 없는 과제이며, SK는 비지니스 모델 혁신을 통해 미래 저탄소 친환경 사업을 선도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정학적 갈등이 경제적 발전을 이렇게 위협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면서도 “지정학적 위기보다 훨씬 엄중하고 거센 파고는 기후변화”라고 강조했다.
SK는 수소 생산방식 다변화, 수요 개발 확대, 글로벌 시장 선점 등 다각적으로 수소사업 육성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SK는 2025년까지 청정 수소 28만t 생산체제를 갖추겠다는 목표 하에 미국 수소 시장 선도기업 플러그파워와 국내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한편, 세계 최초 청록수소 생산 기업 모놀리스 투자를 통해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수소 생산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등 글로벌 수소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는 수소관련 대표 민간기업 협의체인 ‘Korea H2 Business Summit’의 공동의장사도 맡으며 18조5000억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등 국내 수소 생태계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는 2025년까지 수소 생산, 유통, 공급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Value Chain) 전 과정을 통합 운영하는 국내 유일 사업자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다.
SK의 국내 수소 생태계 조성 전략은 크게 2단계로 진행된다. 우선 1단계로, 글로벌 수소 1위 기업을 목표로 하는 SK E&S는 액화수소 3만t 생산체제 달성을 위해 약 5000억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기지를 건설한다. SK E&S는 SK인천석유화학단지 내 약 1만3000평의 부지를 매입해 연 3만t 규모 수소 액화플랜트를 2023년까지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1단계로 생산하는 액화수소 3만t은 수소 승용차인 넥쏘 7만5000대가 동시에 지구 한바퀴(약 4만6520km)를 도는 데 필요한 양으로, 나무 1200만 그루를 심는 것과 동일한 탄소저감 효과로 수도권 대기질 개선 등 환경적 측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SK는 2단계로 2025년부터 친환경 블루수소 대량 생산 체제도 가동한다는 목표다. SK E&S는 연간 300만 톤 이상의 LNG를 직수입하고 있는 국내 최대 민간 LNG 사업자로, SK E&S가 대량 확보한 천연 가스를 활용해 보령LNG터미널 인근지역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25만톤 규모의 청정 수소를 추가로 생산할 계획이다.
SK는 장기적으로 태양광, 풍력 등 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그린 수소 생산 사업도 적극 추진,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수소의 대량 공급 체계를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2단계 25만t을 추가 생산하게 되면, SK는 국내에서만 연간 총 28만t의 친환경 수소를 생산·공급하는 글로벌 1위 친환경 수소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SK는 이러한 사업 경험과 역량을 활용하여 중국·베트남 등 아시아 수소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