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지방ㆍ당분의 과도 섭취, 각종 질환의 위험 요소
버터, 설탕 등이 많은 빵 섭취는 주의 필요
포화지방ㆍ트랜스지방 높은 빵은 앙버터와 크루아상
숙명여대 김병희 교수팀 연구결과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다이어트의 ‘적’은 탄수화물로 불린다. 그 중에서도 빵은 다이어트 기간중 가장 먼저 끊어야 하는 대상으로 지목된다. 도대체 빵의 어떤 성분이 문제가 되는 것일까.
빵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한 끼 식사로 먹는 서구와 달리 한국인이 즐겨먹는 빵은 달콤하면서 바삭한 빵이다. 이는 단 맛을 내는 당분과 바삭함을 살려내는 지방이 다량 들어간다는 얘기다. 즉 ‘나쁜 지방’으로 불리는 포화지방이나 트랜스지방, 그리고 당분 함량이 문제다. 단순한 체중감량 뿐 아니라 건강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성분 함량은 빵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나므로 영양성분표 확인이 필요하다.
▶앙버터·크루아상은 포화지방, 카스텔라는 당분 함량 높아
관련 연구도 최근 발표됐다.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 최근호에 실린 숙명여자대 식품영양학과 김병희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베이커리 빵류 중 국민 주요 식품으로 선정된 9종(단팥빵·식빵·카스텔라·머핀·슈크림빵·잼빵·호밀빵)과 국내 포털사이트와 영양관리 모바일앱에서 검색 빈도가 높은 4종(맘모스빵·앙버터·통밀식빵·프레즐) 등 총 13종을 서울 소재 베이커리에서 수거해 분석한 결과, 포화지방·트랜스지방이 다른 빵보다 많이 든 것은 앙버터와 크루아상이었다. 앙버터는 빵 사이에 팥 앙금과 버터 조각이 들어간 빵으로, 최근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은 빵이다. 반죽에서 버터 등의 유지가 많이 들어가며 완성된 빵에도 버터 조각이 들어가 있다. 논문에서 연구진은 “앙버터의 트랜스지방 함량이 높은 것은 버터 외에 트랜스지방을 함유한 마가린을 함께 제조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크루아상은 이미 트랜스지방이 높은 빵 종류로 알려져 있다. 밀가루 반죽 사이에 버터 등의 유지를 넣어 결을 만드므로 켜켜이 쌓여진 층만큼 지방 함량도 높은 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영양성분분석표에 따르면 일반 크로아상(전국 평균, 1회 제공량인 150g)의 포화지방 함량은 14.6g로, 이는 식약처가 정한 1일 영양성분 기준치의 97%에 해당된다. 크루아상을 포함해 대부분의 페이스트리 종류 역시 트랜스지방이 높은 빵으로 분류된다.
당분 함량이 가장 높은 빵으로는 카스텔라가 지목됐다. 트랜스지방·포화지방 함량은 빵류 중 최저 수준이지만 ‘100g당 당류’ 함량은 가장 높았다. ‘1회 제공량당 당류’ 함량 1위는 맘모스빵이었다. 연구진은 카스텔라 반죽에는 100g당 설탕 21~37g이 첨가되기 때문으로 당류 함량이 높게 나온다고 분석했다.
▶포화지방 및 트랜스지방, 당분을 많이 섭취하면?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은 각종 연구에서 비만이나 심장질환, 당뇨병, 뇌졸증 등의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는 대상이다. 포화지방은 ‘나쁜’ LDL 콜레스테롤의 분해를 방해해 혈액 속 총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포화지방이 많은 식품이 혈중 콜레스테롤의 수치 상승에 크게 기여한다고 지적하면서 대표 음식으로 아이스크림, 붉은 고기와 함께 페이스트리를 언급했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빵에 많이 들어가는 ‘버터’ 100g당 포화지방은 48.1g이다.
트랜스지방 또한 LDL 콜레스테롤을 높이기 때문에 의학계는 각종 성인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섭취 칼로리의 10% 이하로 육류나 버터 같은 포화지방을 섭취하고 트랜스 지방은 1% 이하로 섭취할 경우 심장질환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빵은 정제 탄수화물인 흰 밀가루로 만든다. 정제 탄수화물은 혈당을 급격히 올리기 때문에 과도하게 섭취시 당뇨나 비만, 혈관 노화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빵에 들어가는 설탕 등의 당분 역시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며, 최근에는 치매 유발과 연관된 연구도 발표되고 있다.
물론 모든 빵이 몸에 해로운 것은 아니며 빵을 먹었다고 당장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최근에는 건강 트렌드에 따라 흰 밀가루 대신 통곡물 빵이나 당분과 지방을 줄인 빵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문제는 건강하지 못한 성분이 많이 들어간 ‘일부 빵’ 종류를 ‘한 꺼번에 다량’ 섭취하거나 ‘자주’ 먹는 경우다. 현재 한국인은 이전보다 빵을 더 많이 먹고 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와 KB자영업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 1인당 하루 빵 소비량은 지난 2012년 18.2g에서 2018년 21.3g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