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이 없다고 곧바로 위헌이라고 할 수 없어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이혼 배우자의 양육비 미지급 문제가 공론화된 상황에서 당사자들이 비용 지급을 강제하는 법률을 만들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헌법재판소는 23일 강모 씨 등 262명이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9명의 의견일치로 각하 결정했다.
헌재는 “헌법 제36조 제1항은 혼인과 가족을 보호해야 한다는 국가의 일반적 과제를 규정했을 뿐, 양육비 채무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그 이행을 용이하게 확보하도록 하는 내용의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입법의무를 부여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헌재는 국가가 이혼 배우자의 양육비 이행 강제 수단을 확보하기 위해 제도를 만드는 게 바람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곧바로 위헌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결론냈다. 헌재는 “양육비 이행확보를 위한 구체적 방법과 그 입법시기에 관해서는 입법자가 국가의 여러 다른 과제들과의 우선순위, 전체적인 사회보장수준, 한부모가족의 상황, 일반채권의 집행방법과의 관계, 국가의 재정적 여건 등 다양한 요인을 감안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강씨 등은 양육비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법령을 국가가 제정하지 않는 것은 생존권 및 재산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냈다. 이들은 이혼 시점에 사법기관을 통한 양육비 집행을 기대했지만 현실적으로 양육비 채무자들이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실질적인 구제수단이 없다고 한다.
이날 수원고법 형사1부(부장 윤성식)는 23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구본창 배드파더스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1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양육비 미지급 배우자들의 실명을 공개한 것은 명예훼손이고, 우리나라에서는 사적 제재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1월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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