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한화그룹의 태양광·화학·소재 부문을 맡고 있는 한화솔루션이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새로 제정해 발표했다. 한화솔루션은 김승연 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곳으로 김 사장의 경영 승계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더 이목이 집중된다. 향후 그룹 경영 원칙에 대한 청사진이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이 헌장을 의결했다. 한화솔루션은 헌장 제정 취지에 대해 “건전하고 투명한 기업지배구조 확립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심 경영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지배구조의 공정성, 투명성, 독립성을 확보해 상호 견제 및 균형있는 지배구조 체제를 운영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헌장의 전문에는 미래 비전에 대해 “성장동력 발굴과 사업 구조 고도화를 통해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한편 인류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지속 가능한 내일을 창조할 수 있는 새로운 솔루션 개발을 통한 성장을 지향한다”고 명시됐다.
3조 ‘주주의 책임’에선 “주주는 자신의 의결권 행사가 회사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식하고 회사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도 “지배주주 등 회사의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주는 회사와 모든 주주의 이익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기술했다. 일반 주주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한편 오너의 의사결정이 이들 의사에 반해 이뤄지지 않도록 하겠단 의지로 해석된다.
14조 ‘이해관계자의 권리보호’를 통해선 “회사가 회사와 관계 맺고 있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사회경제적 가치를 나누고 서로의 동반자로 성장하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를 위해 회사는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공정한 시장질서를 준수하고 신용과 의리를 바탕으로 공종공영을 위해 이해관계자와 성실히 협력한다”고 정했다. 15조 ‘윤리경영’ 부문에서도 “회사는 신의와 공정성을 기업경영의 제일 덕목으로 삼고 경제활동을 비롯한 모든 사회활동에서 법규와 사회규범을 준수하며 시장경제질서를 존중하고자 노력한다”고 기술했다.
사의 인수·합병·분할 등과 관련한 17조 ‘기업 경영권 시장’에서는 “회사 경영권 변동을 초래하는 행위는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며 “회사의 경영권 방어 행위가 일부 주주 또는 경영진의 경영권 유지를 위해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희생시키는 방법으로 정해져선 안된다”고 규정했다.
김 사장은 최근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화의 지분을 늘리며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 22일 현재 김 사장은 ㈜한화의 지분 4.44%를 보유, 개인으로선 김승연 회장(22.65%) 다음으로 많은 주식을 갖고 있다. 이뿐 아니라 그가 최대주주로 있는 한화에너지도 상당한 ㈜한화 지분(9.70%)을 갖고 있어 포괄적으로 보면 총 14% 넘는 지분이 김 사장 몫으로 돼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룹의 전략부문장도 겸임하고 있는 김 사장은 신재생에너지, 수소, 우주 등 한화의 미래 먹거리 사업 분야의 요직도 두루 맡고 있으며 대외 행사에서 그룹을 대표해 참석하는 빈도도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