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 본격화
낸드 플래시 부문 점유 2위, SSD 2위 올라설 듯
실적도 5조~6조원 가량 추가 예상…“시장 확대 긍정적”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하게 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분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날개를 달았다. 이번 인수를 통해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부문에서 모두 단숨에 삼성전자에 이은 2위 자리에 올라서게 된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3위(올해 3분기 점유율 13.5%)에서 2위로 도약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1위는 삼성전자(34.5%), 2위는 일본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 19.3%)다.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는 올 3분기 기준 시장점유율이 5.9%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SSD 시장에서도 이번 인수를 통해 20.6%의 점유율(올해 3분기 기준)을 기록하며 세계 2위 자리에 올라설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이번 인수전을 두고 단순한 시장점유율보다 낸드플래시 시장 성장 가능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전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이 오는 2024년까지 연평균 13.2% 성장할 것으로 본다.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로 그동안 SK하이닉스의 약점으로 지목됐던 D램 편중 사업구조도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하이닉스가 중국 다롄의 인텔 공장을 인수해 플래시 메모리 부품 시장 점유율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5년간 플래시메모리 매출을 3배 이상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의 내년 실적에 미국 인텔 낸드 사업부 실적 역시 반영될 것으로 분석된다. 인텔 낸드 사업부 매출은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5조1000억원, 6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선 인수 대상이 아니었던 옵테인 사업을 제외해도 5조~6조원 가량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낸드 시장 성장은 모바일이 아닌 서버 응용처를 중심으로 성장이 예상돼 SK하이닉스에게는 긍정적 전력 강화로 평가된다”고 진단했다.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인공지능과 메타버스 등으로 인해 낸드플래시 등에 대한 수요가 커질 수 있어 SK하이닉스가 시장을 확대해나간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