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잠실점 매출, 본점 첫 추월

코로나19 명동상권에 직격탄

국내 백화점 순위도 변동 예고

지역 랜드마크 매장 실적 선전

대형몰·해외명품·주거상권 성장

[단독] 롯데백화점 본점, 잠실점에 1위 내줬다 [언박싱]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롯데백화점]
[단독] 롯데백화점 본점, 잠실점에 1위 내줬다 [언박싱]
서울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잠실점. [롯데백화점]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올해 매출이 처음으로 본점을 앞질렀다.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 중 ‘본점 자존심’을 지켜왔던 롯데백화점마저 매출 1위 자리를 지역 랜드마크 매장에 뺏기게 됐다.

22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날까지 롯데백화점 잠실점 매출이 서울 소공동 본점 매출을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까지 가봐야 수치가 정확하게 집계될 수 있지만 현시점까지 볼 때 본점과 잠실점의 매출 순위가 역전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백화점 매출 순위도 변동이 예상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매출 2조를 달성하며 부동의 1위를 지키는 가운데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2위, 롯데백화점 본점이 3위를 바라보게 됐다. 그동안 지역점이 아닌 본점이 매출 1위 자리를 지키는 곳은 백화점 3사 가운데 롯데가 유일했다.

[단독] 롯데백화점 본점, 잠실점에 1위 내줬다 [언박싱]

롯데백화점 서울 소공동 본점은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79년 처음으로 준공한 쇼핑센터로 롯데그룹 내에선 그 의미가 매우 남다르다. 명동상권이 저물고 중국의 사드(THAAD) 보복 피해를 직격탄으로 맞을 때조차도 롯데백화점은 ‘본점 1위’ 수성에 온 힘을 쏟아왔다. 롯데백화점 내부에선 “다른 지역점에서 성공한 MD들만 본점에 들어온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흘러나왔을 정도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소공동 본점을 시작으로 롯데백화점은 국내에서 불모지나 다름없던 유통산업을 선점해왔다”며 “이렇다 보니 전국의 롯데백화점을 이끄는 ‘맏형’ ‘책임감’ ‘자부심’ 등으로 통했던 곳이 바로 본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증명하듯 생전에 신격호 명예회장의 집무실도 잠실 롯데호텔이 아닌, 롯데백화점 본점 인근에 있는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이었다.

한편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롯데의 지역 랜드마크로 굳건히 자리 잡으면서 올해 매출을 신장시킨 데는 ▷전략적 대형 복합쇼핑몰 운영 ▷경쟁력 있는 해외 명품의 높은 신장률 ▷잠실 주거상권 성장 ▷잠실 오피스상권 신규 유입 등이 그 배경으로 분석된다.

잠실점 에비뉴엘에는 본점과 달리 3대 명품으로 꼽히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가 모두 입점돼 있다. 해외 패션명품 운용 면적 자체가 넓다 보니 경쟁력 있는 신규 명품 브랜드 매장도 더 많다. 실제로 올 초부터 이날까지 기준 해외 패션명품 매출 증감률이 잠실점은 40.3%로, 본점(31.7%)보다 8.6%포인트 높다. 1년간의 리빙관(9~10층) 리뉴얼을 마무리하고 올 10월 오픈한 하이엔드리빙 전문관 운영으로 잠실의 주거상권 중심의 소비지출을 끌어온 점도 매출 신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인근에는 1만가구 규모인 송파구 헬리오시티 등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 있고 최근 몇 년 사이 위례신도시·하남 감일지구 등 대규모 택지 개발까지 진행돼 주거상권 자체가 성장하기도 했다. 아울러 롯데물산, 유한킴벌리, 데상트코리아, 한국다케다제약 등 롯데월드타워 오피스 입주로 잠실역 인근 오피스상권까지 확장됐다.

반면 본점이 있는 소공동 상업지구는 코로나19로 인한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명동상권 자체의 위상이 예전만 못 할 뿐만 아니라 ‘큰손’ 중국인 관광객마저 사실상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리뉴얼을 통해 내년에는 본점의 성장도 기대하고 있다.

안대준 롯데백화점 본점장 상무는 “롯데백화점 본점은 내년까지 해외 명품을 대폭 확대하는 리뉴얼을 진행하며 럭셔리 브랜드의 메카로 거듭날 계획”이라며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콘텐츠 중심으로 백화점 본점의 위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단독] 롯데백화점 본점, 잠실점에 1위 내줬다 [언박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