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정부 출연연구기관 등 공공 연구·개발(R&D) 성과를 사업화하는 연구소기업이 올해 1300개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연구소기업은 출연연과 대학이 개발한 기술을 출자해 민간과 공동으로 설립한 기업을 말한다. 설립 후 3년간 소득·법인세 감면, 취·등록세 면제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연구소기업은 일회성에 그쳤던 기술이전의 한계를 극복하고 R&D 성과를 사업화로 연결하는 유용한 제도라고 볼 수 있다.

연구소기업을 관리 운영하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설립된 연구소기업은 총 1287개에 달한다. 이 연구소기업들은 2019년 신규 일자리 창출 3910명, 매출액 7394억원, 2020년 5103명과 9494억원으로 해마다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어간다. 특히 1호 연구소기업으로 코스닥에 상장한 콜마비엔에이치를 시작으로 지난해 5월 연구소기업 수젠텍, 12월 유전체 빅데이터 기반 신약개발기업 신테카바이오가 코스닥 상장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연구소기업의 성장의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전체 매출액의 대다수를 2~3개 특정 업체가 차지하고 있고 대다수의 기업은 아직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 지금껏 연구소기업 취소 사례는 총 259건에 달한다. 전체 연구소기업 중 약 20%에 달하는 숫자다. 투자유치를 통한 지분율 감소 및 인수합병이라는 긍정적 측면도 일부 있지만 다른 부정적 이유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칠판과 스마트패드를 이용한 교육콘텐츠로 주목받았던 KAIST 1호 연구소기업 아이카이스트는 대표적 실패 사례로 꼽힌다. KAIST 출신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판매계약을 체결했다고 홍보하면서 창조경제 대표 기업으로 주목받아왔다. 하지만 김 대표는 매출 규모를 부풀려 240억원가량의 투자금을 받아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600억원대의 허위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사기 혐의로 기소돼 징역 9년을 선고받았고 연구소기업은 취소됐다. 또 일부 기업은 연구소기업으로 등록한 후 불과 1~2년 뒤 출자회사가 지분을 매각해 등록취소를 신청했거나 해당 주소에 사무실이 없는 허위 기업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대부분 매출이 미미해 제대도 된 성과를 내지 못한 곳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연구소기업 관계자는 “이제는 기술력과 시장경쟁력을 갖춘 업체를 적극 지원하는 방향으로 포커스가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출연연들의 연구생산성은 약 3.6%로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출연연들이 개발한 우수 연구성과를 사장시키지 않고 기술사업화라는 과실을 맺기 위해서는 이제는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한다.

정부도 연구소기업을 스타트업에서 세계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기술특화형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키워나겠다고 공언한 만큼 효율적인 지원책을 내놓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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