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구속영장도 ‘혐의소명 부족’으로 기각

언론 보도 수준 외에 수사 진척 사실상 없어

‘최정점 의심’ 윤석열 관여 여부 규명 못할듯

孫 불구속 기소 전망…유죄 입증도 어려워

공수처, 근본적인 수사 신뢰 회복이 급선무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손준성 검사(대구고검 인권보호관)가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3일 새벽 서울구치소에서 나오고 있다.[연합]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손준성 검사(대구고검 인권보호관)가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3일 새벽 서울구치소에서 나오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손준성 검사(대구고검 인권보호관)에 대해 청구한 두 번째 구속영장도 기각되면서 ‘고발사주 의혹’ 수사는 사실상 빈손으로 종결될 전망이다. 부실한 역량만 잔뜩 노출하고 수사 진척은 없는 상황에서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관여 여부 규명은커녕, 향후 손 검사에 대한 유죄 입증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일 법원에 따르면 손 검사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 역시 범죄혐의 소명 부족으로 기각됐다. 영장심사를 맡았던 서보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 반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상당성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구속 수사를 허용할 수 있을 정도로 손 검사의 직권남용 혐의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구속영장 발부의 기본 전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은 셈이다.

지난 9월부터 3개월 가까이 공수처는 고발사주 의혹 사건에 수사력을 집중했다. 의혹의 출발 시점인 지난해 4월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던 손 검사를 중심으로 수사가 전개됐지만 혐의 사실이 구체화된 것이 전혀 없다. 언론 보도를 통해 야당 국회의원 후보 신분이던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이 사건 제보자 조성은 씨 사이 텔레그램 대화 내용만 알려졌을 뿐이다.

손 검사와 김 의원 두 사람 사이에 실제 고발사주가 있었는지 공수처가 밝혀낸 것은 없다. 현재 수사 상황대로면 손 검사의 윗선으로 이번 사건 의혹의 최정점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온 윤 후보의 관여 여부 규명은 하지 못한 채 사건을 마무리 할 가능성이 높다.

구속영장을 두 차례 청구했던 만큼 공수처는 적어도 손 검사에 대해선 불구속 기소로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검사에 대한 기소는 관련 법상 공수처가 직접 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기소가 이뤄질 경우 공수처 출범 후 첫 번째 기소가 된다. 하지만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증명을 필요로 하는 유죄 입증보다 정도가 낮은 영장심사 단계에서의 범죄혐의 소명도 법원에서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에, 실제 재판에서 손 검사의 직권남용 혐의를 입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전망이다.

1차 구속영장 청구서와 달리 2차 청구서에는 손 검사와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일한 다른 검사 2명의 이름을 기재하고, 손 검사가 해당 검사 2명에게 고발장 작성 등을 지시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구속영장 발부조차 설득하지 못했다.

더 근본적으로 공수처로선 이번 사건을 수사하며 부실한 수사력과 미숙함을 반복해 드러냈다는 점에서 출범 목적에 걸맞는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큰 숙제로 남았다. 무엇보다 인권수사 기관을 표방하며 출범했으면서도 손 검사에 대한 별다른 수사 진척 없이 두 차례나 구속수사를 시도했다가 법원의 제동으로 가로막힌 부분은 ‘자기 모순’을 부각한 셈이 됐다.

손 검사에 대해 청구됐던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은 모조리 기각됐다. 뿐만 아니라 김 의원이 공수처의 압수수색 영장집행 과정을 문제삼으며 제기했던 준항고를 법원이 받아들이는 등 강제수사와 관련한 미숙함을 거듭해 노출했다.


d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