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음주 전력으로 현재 재범 위험성 판단 부당
시간적 제한 없이 가중처벌 조항은 위헌
2회 처벌하더라도 정도에 따라 다르게 판단해야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2회 이상 음주운전하면 처벌을 가중하도록 한 도로교통법 규정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25일 음주운전 전력자 A씨가 도로교통법 제148조 등을 대상으로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7(위헌)대 2(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헌재는 도로교통법 조항이 2회 이상의 음주운전 전력자를 가중처벌하도록 규정을 뒀을 뿐, 재범 음주와 기존 음주 사이에 시간적 제한을 두지 않은 점은 문제라고 판단했다. 예를 들어 이전 음주운전이 10년도 넘은 일이라면 현재 시점으로 재범 위험을 따지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헌재는 “아무런 시간적 제한 없이 무제한 후범을 가중처벌하는 예는 찾기 어렵고, 공소시효나 형의 실효를 인정하는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책임에 비해 과도한 형벌을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또 “2회 이상 위반한 경우라도, 죄질을 일률적으로 평가할 수 없고 과거 위반 전력, 혈중 알콜 농도 수준, 운전한 차량의 종류에 비추어, 교통안전 등 보호법익에 미치는 위험 정도가 비교적 낮은 유형의 재범 음주운전행위가 있다”며 “비난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죄질이 비교적 가벼운 행위까지 지나치게 엄히 처벌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반복적 음주운전에 대한 강한 처벌이 국민일반의 법감정에 부합할 수는 있다”면서도 ““결국에는 중벌에 대한 면역성과 무감각이 생기게 돼 법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법질서의 안정을 해할 수 있으므로, 재범 음주운전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서 형벌 강화는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반면 이선애·문형배 재판관은 가중처벌 조항이 합헌이라는 의견을 냈다. 두 재판관은 “재범 음주운전행위는 과거 음주운전의 횟수와 시간적 간격, 위반행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운전한 차량의 종류 등에 따라 불법에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모두 반복된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이라는 동질의 범죄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A씨는 2019년 8월에 음주운전하다 적발됐고, 석달 뒤인 같은해 11월 또다시 음주운전으로 기소됐다. A씨는 재판을 받던 중 이 조항이 처벌규정이 모호하고, 구체적 사실관계를 따지지 않고 일률적으로 가중처벌하는 조항을 두는 것은 부당하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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