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장·헌법재판관·대학총장 출신 KBL 총재

미 연방법원 판사 출신 NBA총재 롤 모델 삼아

“공직 고비와 순간이 ‘버저 비터’…농구 중흥에 헌신”

“윤리성·공정성 확보 없인 농구팬들 돌아오지 않아”

김희옥 KBL 총재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김희옥 KBL 총재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인생을 농구에 비유하면 저에겐 지금이 4쿼터죠.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KBL 업무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농구 경기에서도 4쿼터가 가장 중요하잖아요?”

지난 1일 임기를 시작한 김희옥(73·사법연수원 8기) 한국프로농구(KBL) 총재는 “1쿼터는 검사로 시작해 법무부 차관까지, 2쿼터는 헌법재판소 재판관 시절, 3쿼터는 대학 총장 시절”이라며 “(총재직이)마지막 퍼블릭 서비스”라고 말했다.

사법연수원을 8기로 수료한 김 총재는 검사로 법조인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동부지검 검사장을 역임한 그는 2005~2006년 법무부 차관을 지냈다. 2006년엔 노무현 대통령의 지명으로 헌법재판관을 역임했다. 이후 2010년 12월, 모교인 동국대학교 총장 공모에 지원하면서, 임기 도중 헌법재판관직에서 물러났다.

공직 생활 전반전을 법조인으로 지낸 김 총재는 농구나 스포츠 행정과 직접적인 인연은 없었다. 김 총재는 “법조계와 정부, 대학 등에서 40년 이상 공직에 전념해 온 경험을 활용해 공심(公心)으로 마지막 공적 활동에 헌신하겠다는 각오로, 팬으로서 좋아하는 경기의 단체장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그런 그의 롤모델은 미국 연방법원 판사 출신으로 NBA 총재를 지낸 고(故) 데이비드 스턴 전 총재다. 김 총재는 “NB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데이비드 스턴 전 총재와 변호사였던 현 총재 애덤 실버 모두 법조인 출신”이라며 “두 사람이 어떻게 NBA를 최고 인기 스포츠로 성장시켰는지, 리그에서의 갈등 상황을 어떻게 중재하고 앞으로 나아갔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재가 취임 후 화두로 삼은 것은 ‘공정성·윤리성·투명성’이다. 윤리성과 공정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팬과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한국 프로농구는 1997년 출범 이후 한동안 최고의 인기를 누렸지만, 이후 하향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팬들의 눈높이를 반영한 행정과 역동적 경기, 공정한 판정이 이어지면 팬들의 발길이 되돌아오는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총재가 된 후 달라진 점으로 ‘조금 더 부지런해진 것’과 신문을 볼 때 정치·사회면보다 농구와 프로스포츠 뉴스를 먼저 보게 된 점을 꼽았다. 또한 국내 소식은 물론, 미 프로농구(NBA) 소식까지 살펴보는 습관도 새로 생겼다. 그러면서도 그는 “공익적 가치, 헌법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원칙은 그대로”라며 “농구를 포함한 스포츠가 결국 우리 헌법이 정하고 있는 건강권의 보장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그에게 새롭게 생긴 고민은 다시 심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다. 그는 “2019~2020시즌은 조기 종료했고, 2020~2021시즌은 힘겹게 마무리됐지만 관중 격감 등 타격이 심각하다”며 “근간에 악화한 코로나19 상황을 보면, 무엇보다 리그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최대 과제”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며 맡아 처리해 온 매 고비와 순간이 인생에 있어 ‘버저비터’였고, 모든 주어진 공직에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회상했다. “초심을 잃지 않고 3년 임기 내내 한국프로농구 중흥을 위해 헌신한 총재로 기억될 수 있다면 성공한 총재였다고 자부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사심 없이 ‘공심’을 가지고 헌신한 총재로는 꼭 기억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경북고, 동국대 법대 ▷서울대 신문학 석사, 동국대 법학 석·박사 ▷사법연수원 8기 ▷서울동부지검 검사장 ▷제48대 법무부 차관 ▷헌법재판소 재판관 ▷제17대 동국대 총장 ▷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장


po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