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아파트 가격 상승률 전국 3위
연초 미분양관리지역 해제 이후 가격 급등
외지인 구매 비율 30% 넘어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강릉이 뜨겁다. 낮 기온은 서울이나 영서 지방 보다는 선선하지만, 아파트 가격만은 서울도 무색하게 만드는 ‘불볕더위’ 그 자체다.
18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주간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강릉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상률은 1.2%로 지난 한주간 전국 3위에 올랐다. 강릉보다 지난 한 주 아파트 가격이 더 뜨거웠던 곳은 한달 넘게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경부고속도로 라인의 경기도 안성(1.88%)과 오산(1.62%) 뿐이다.
강릉 아파트의 가격 상승은 올해 2월부터 본격화됐다. 2월 1일 조사에서 전주 대비 0.33%의 주간 가격 상승률을 기록한 이래 같은 달 15일 0.55%, 4월 19일 0.46%, 6월 7일 0.67% 등 강세를 이어왔다.
특히 본격적인 여름 더위가 시작된 6월 말부터 이번주까지 3주간 강릉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각각 0.74%와 0.87%, 1.20% 등 매주 기록을 갈아치우는 모습이다. 지난해 주간 상승률이 대부분 -0.10%에서 0.10% 사이를 벗어나지 않았던 안정된 모습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이 같은 강릉 아파트 시장의 변화는 외지인들의 투자가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강릉 아파트를 전체 거래건수 중 서울 및 기타 지역 외지인이 매입한 비율은 33.8%에 달했다.
그 결과 강릉의 미분양 아파트도 크게 줄었다. 올해 1월까지만해도 남아도는 집 걱정에 정부가 나서 ‘미분양관리지역’으로 특별 관리하던 것과 180도 달라진 분위기다. 미분양관리지역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매월 미분양 주택수가 500세대 이상인 시·군·구 중에서 미분양물량이 가파르게 증가하거나 미분양 해소 속도가 저조한 지역을 대상으로 지정한다.
이 지역에서는 각종 규제로 신규 분양도 사실상 이뤄지지 못한다. 실제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강릉과 인근 속초에 공급된 새 아파트는 4165가구에 그쳤다. 이전 3년동안 공급된 8737가구 대비 절반이 줄어든 것이다.
그 결과 기존 아파트도 가격이 급등함과 동시에 몇 안되는 신규 분양 아파트는 경쟁률도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1월 GS건설이 강원도 강릉시에 공급한 ‘강릉자이 파인베뉴’는 552세대 모집에 총 7260개의 청약 통장이 몰리면서 평균 13.1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00년 이후 강릉 최고의 경쟁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