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시행령 입법예고안’ 발표
뇌심혈관·근골격계 질환 제외
勞 “기업에 사실상 면죄부” 비판
안전보건관리체계 기준 놓고
使 “경영책임자 의무 포괄적” 반발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해 1명 이상 사망하는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안에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대산업재해의 직업성 질병 범위 ▷중대시민재해의 공중이용시설 범위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이행에 관한 조치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안을 공개하고 오는 12일부터 다음달 23일까지 40일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중대재해법 시행령은 1년 이내 3명 이상 발생하는 직업성 질환중에서 인과관계의 명확성과 사업주 등의 예방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20여개 질병만 이름을 올리고 뇌심혈관 근골격계 질환은 뺐다. 업무와 상관없는 개인적 특성도 발병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경영계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노동자가 과로에 따른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쓰러지는 사고가 잇달아 발생해도 중대재해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 지난해에만 16명의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숨졌고 산업계 전체로 보면 지난 2016년 기준 2000여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뇌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했다.
이에 노동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직업성 질병 범위 자체가 좁은데 뇌심혈관계와 근골격계 질환을 제외해 버리면 기업이 빠져나갈 구멍이 너무 커진다. 입법취지에 어긋날 뿐아니라 중대 산업재해에 사실상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계도 직업성 질병 목록만 규정하고 중증도(부상자의 6개월 이상 치료)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중대재해로 볼 수 없는 경미한 질병까지 중대산업재해로 간주될 가능성이 크다며 반발하고 있다.
경총은 특히 시행령 제정안은 경영책임자의 의무 등 많은 부분이 여전히 포괄적이고 불분명해 어느 수준까지 의무를 준수해야 처벌을 면하는지 전혀 알 수 없다며 “경영책임자 의무인 안전보건관리체계 내용이 ‘적정한 예산, 충실한 업무 등’으로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정부는 산업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검토·반영해 현장혼란과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행령은 중대시민재해의 공중이용시설의 범위도 규정했다. 실내공기질 관리법의 다중이용시설군 대부분을 적용하되, 주·출차 외 사람이 없는 실내주차장, 업무시설 중 공동주택으로 적용되는 오피스텔·주상복합, 전통시장은 제외했다.
다만 건축물이 연면적 5000㎡ 이상인 전통시장은 시설물안전법에 따라 적용대상이다. 다중이용업소법의 영업장은 화재 위험을 고려해 23개 업종 모두 포함했다.
또한 바닥면적 2000㎡ 이상 주유소·가스충전소, 종합유원시설업(놀이공원 등), 준공후 10년이 넘은 도로교량·철도교량 및 도로터널·철도터널도 적용대상이다.
시행령은 또 안전보건교육 이수 의무 및 과태료 부과를 구체화했다. 안전보건교육은 총 20시간의 범위에서 이수하되 매분기별로 중대산업재해 발생 법인 또는 기관을 대상으로 교육대상자를 확정하고 교육일정을 통보한다. 소요비용은 교육대상자가 부담한다. 교육의무를 다하지 않을 경우 ▷50인 미만 사업장은 1차500만원, 2차1000만원, 3차1500만원 ▷50인 이상 사업장 → 1차1000만원, 2차 3000만원, 3차 5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김대우·이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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