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인천 계양 필두로 사전청약 본격화
토지보상·지구계획 수립 병행 전략 통해
광명 시흥 제외 5곳 연내 지구계획 승인 예정
다만 주민 반발로 토지보상 절차는 더뎌
사전청약 자칫 희망고문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오는 15일 첫발을 뗀다. 3기 신도시 계획이 발표된 지 2년 10개월 만에 공급 단계에 접어드는 것이다. 2기 신도시가 지구지정부터 최초 주택공급까지 평균 6년 9개월 소요된 것과 비교하면 빠른 속도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인천 계양을 시작으로 3기 신도시 사전청약에 나선다. 남양주 왕숙(10월), 하남 교산(11월) 등도 연내 사전청약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토지보상과 지구계획 수립을 병행해 3기 신도시를 조기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패스트트랙’ 전략이 통한 모양새다. 실제 인천 계양은 지난달 3기 신도시 중 처음으로 지구계획 승인을 받았다. 하남 교산과 남양주 왕숙도 지구계획 승인을 이미 신청한 상황이다. 이르면 이달 중 지구계획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의 경우 연내 승인을 목표로 지구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오는 2025년 첫 입주를 목표로 3기 신도시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특히 사전청약 공급 속도를 높여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앞당길 계획이다. 청약 대기수요를 일부 해소해 주거 불안을 완화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사전청약에 앞서 토지보상을 마치겠다는 당초 계획과 달리 토지보상은 진척이 더디다. 당장 사전청약을 앞둔 인천 계양은 토지보상 협의율이 60%에 불과하고 하남 교산도 지장물 조사가 막혀 있어 토지수용까지 갈 길이 멀다. 나머지는 토지보상에 착수하지 못했다. 땅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아파트 입주자를 모집하는 꼴이 된 것이다.
정부는 토지보상을 조속히 완료해 본 청약과 입주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주민 반발에 부딪혀 개발이 지연될 경우 사전청약자에겐 청약 당첨이 자칫 희망고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3기 신도시 추진 의지를 평가하면서도 실물 주택 공급까지의 시차를 고려해 재고주택시장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2기 신도시인 인천 검단은 지난달에야 입주를 시작했다. 2007년 지구지정 이후 14년 만이다. 개발이 그만큼 미뤄졌다는 의미다. 여기에 교통 등 인프라를 갖춘 도시의 모습을 갖출 때까진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정부가 대규모 주택 공급을 위해 총공세를 펼치고 있으나 당장의 주택시장 불안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재고주택시장에서 집을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도록 조세, 대출 등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