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간 부실전이 위험 커져

자본적정성 비율 일제히 하락

위험가산자본 반영땐 더 낮아져

이달 말 30일 금융복합기업집단 감독법 시행을 앞두고 내부거래가 급증해 계열사 간 부실 전이 위험이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가격 하락으로 자본적정성 비율도 하락하면서 위험 대응 부담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최근 공개된 금융그룹 공시를 보면 한화그룹의 자본적정성 비율은 작년 말 기준 234.2%로 3분기(261.3%) 대비 27.1%포인트 하락했다. 손실이 발생했을 때 이를 흡수할 수 있는 ‘적격 자본’이 17조6000억원에서 15조9000억원으로 급감한 영향이다. 금리 상승에 따라 보유 중이던 채권 가격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자본적정성 비율은 금융그룹 차원에서 손실흡수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다. 적격자본을 필요자본으로 나눠 산출한다. 최소 100%를 넘어야 한다.

교보생명그룹도 3분기 342.9%에서 4분기 321.4%로 약 20%포인트 감소했다. DB도 같은 기간 215.3%에서 205.4%로 떨어졌다. 미래에셋그룹과 현대차그룹은 각각 160.9%, 175.1%로 전기 대비 2%포인트씩 하락했다. 삼성그룹만 6개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312.2%에서 318.4%로 소폭 상승했다.

자본적정성 비율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인데다 향후 분모에 위험가산자본이 반영되면 이같은 수치는 더 낮아질 전망이다. 각 금융그룹은 올해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 중 위험가산자본을 반영한 자본적정성 비율을 산출할 예정이다.

위험가산자본 비율은 그룹 차원의 추가적인 위험을 고려한 수치로 내부거래나 CEO 리스크, 상호 출자구조, 인사 교류 등으로 평가된다. 종합 점수를 총 15등급으로 나눠 0~20%의 가산비율을 차등 적용한다. 그룹 간 위험을 전이할 가능성이 높을 수록 더 많은 자본을 쌓아야 한다.

문제는 내부거래가 매년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부거래나 지배구조 등 상호연계성이 위험가산자본 평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로 가장 높다.

삼성의 작년 연간 내부거래 규모는 47조1000억원으로 2019년 대비 무려 41.7%나 늘었다. 절대적인 규모는 나머지 5개 금융그룹의 합계(47조8000억원)와 동일했다. 금융사별로 보면 유가증권 매도 실적을 제외하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삼성생명(1조원)이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에 대한 상품용역매출이 7500억원에 달했다.

교보의 내부거래 규모도 55.2% 증가한 14조원으로 집계됐다. 교보증권 등을 통한 유가증권 거래가 급증한 영향이다. 그 밖에 현대차 8200억원(28.7%↑), DB 5조7000억원(13.5%↑), 미래에셋 17조1000억원(12.7%↑) 등도 증가세를 보였다.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