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적은 24세 때 40% 늘지만

30대 초반엔 11% 증가에 그쳐

소득 정점 40대는 혜택 못 누려

추정 소득 기준도 모호해 ‘난제’

정부가 청년층의 ‘주거사다리’의 하나로 내놓은 ‘미래소득 반영 주택담보대출’ 제도가 나오자 마자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대출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미미한데다, 미래소득을 계산하는 방식도 모호해서다. 미래소득을 반영해 대출 한도를 높이는 시도는 지난 2012년, 2017년 두 차례 있었지만 모두 실패했었다.

▶20대만 혜택 커…수요 많은 30대엔 미미= 금융위원회는 29일 7월부터 적용될 ‘생애소득주기를 감안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방식 합리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청년 주택 구입자의 대출 한도가 최대 40%까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매달 250만원씩 버는 24세 근로자가 54세가 됐을 때 439만원(75.4%↑)을 번다고 가정해 금리 2.5%, DSR 40%를 반영하면 주담대 한도는 기존 2억5000만원에서 3억4850만원으로 약 1억원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사회 진출이 늦어지고 있는 20대가 대출을 받아 주택 구입하는 비율은 적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 자료를 보면 2018~2020년 신규 주담대 중 30대와 40대 비중이 65.6%로 절대적이다. 나머지 50대는 17.1%, 20대와 60대 이상은 각각 8% 수준이다.

금융위는 ‘미래소득 반영 주담대’에 연령제한을 두진 않았지만 젊을수록 유리한 구조다. 만 24세가 39.4% 늘어나지만 만 30세가 되면 11% 증가에 그친다. 30대 초만 지나도 10% 미만이 된다.

40대는 소득 정점을 기록해 아예 이 제도를 누리지 못한다. 소득이 감소하기 시작하는 50대 이후도 마찬가지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 2019년 기준 40대 근로자의 월 평균소득이 369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50대(340만원), 30대(337만원), 60세 이상(231만원), 20대(222만원) 순이다.

▶추정기준 모호…한도 확대 제한=미래소득을 추정하는 기준도 모호하다. 금융당국이 ‘미래소득 인정기준’ 가이드라인을 만들 예정이지만, 은행별로도 산출을 위한 구체적인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은행권에서는 벌써부터 볼멘소리가 나온다. 금융당국은 통계청의 연령대별 소득증가율을 활용하면 된다고 하지만, 통계청에서는 임금근로자의 연령대별 소득만 확인할 수 있다.

자영업자, 비정기적 급여 등 다양한 소득을 연령대별로 확인하기 어렵고, 소득 증가율은 은행 자체적으로 계산을 해야 한다. 숙련도와 같은 정성적인 평가 기준은 객관화하기 어렵다.

해외처럼 업종별 평균 소득증가율이나 재직 기업 자체 자료를 통해 개인별 장래소득을 추산한다면 더 많은 연령층이 혜택을 볼 수 있겠지만 금융위는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새로운 직종의 소득 통계를 파악하기 어렵고, 기업의 연차·직급별 소득 자료를 제공받기도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A은행 관계자는 “불활실성을 수치화해서 대출을 실행할 은행 입장에서 계산을 보수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며 “은행별로 계산법이 다를 수 있지만 비슷한 수준에서 추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년층이 주로 이용하는 보금자리론·적격대출 등 정책모기지에는 미래소득을 반영하지 않는다. 민간 금융기관 대출과 달리 대출 한도 산정 때 DSR을 적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승환·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