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씨티은행 인수 관심↓

은행업 라이선스 포함시 가격 뛰어

노조는 고용승계 강조

27일 서울 종로구 한국씨티은행 본점 모습. 국내 소매금융 철수 계획을 밝힌 한국씨티은행은 이날 오후 화상회의 방식으로 씨티그룹의 '13개국 소비자금융 철수' 발표 이후 첫 이사회를 열고 국내 소매금융 출구 전략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한다. [연합]
27일 서울 종로구 한국씨티은행 본점 모습. 국내 소매금융 철수 계획을 밝힌 한국씨티은행은 이날 오후 화상회의 방식으로 씨티그룹의 '13개국 소비자금융 철수' 발표 이후 첫 이사회를 열고 국내 소매금융 출구 전략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한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매각을 통한 한국씨티은행 소비자금융 부문 철수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기존 은행권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씨티은행 자산에 크게 관심이 없고, 비은행이 인수를 타진할 경우 매각 가격이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아직 지난해 임단협을 마치지 않은 씨티은행 노조는 고용승계와 근로조건 유지를 강조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의 통매각이 이뤄질 경우 가격이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자산관리(WM)에 강점을 가진 씨티은행이라고 하더라도, 기존 은행이 해당 가격을 부담하고 인수하기가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자산부채이전(P&A·Purchase & Assumption) 방식으로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P&A는 피인수 회사의 고용 승계 의무 없이 우량자산과 부채만 인수할 수 있다.

은행업 라이선스에 수요가 있는 비은행사들이 씨티은행에 관심을 가질 수 있지만, 이 역시 ‘눈치싸움’으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 인수 의사를 내비치는 순간 은행업 라이선스를 포함, 가격이 뛸 수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은행이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하면 라이선스를 가진 씨티은행 입장이 우위가 된다”면서 “입찰이 정식으로 이뤄지기 전까지는 딜이 구체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분할 시 금융당국의 인가가 필요하고 인수자가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점도 과제다. 이에 저축은행 등 은행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후보군들 역시 인수 의사에 관한 언급을 일축했다.

한국씨티은행은 미 씨티그룹이 발표한 소비자금융 부문 출구전략을 27일 오후 비대면으로 개최한 이사회에서 처음으로 논의했다. 이날 결론이 나오진 않았다. 씨티은행에 따르면 소비자금융 사업부문의 전체 매각, 일부 매각, 단계적 폐지 등의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으나, 구체적 일정이나 내용이 확정되진 않았다.

27일 씨티은행 본점 앞 모습
27일 씨티은행 본점 앞 모습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씨티은행지부는 이사회가 열린 27일 한국씨티은행 본점 앞에서 규탄시위를 열고 고용 승계 등 요구 조건을 다시금 강조했다. 씨티은행 노조 측은 “전 직원 고용 승계 및 근로조건 유지, 분리매각과 자산매각(철수) 결사반대” 입장을 밝혔다.

갑작스런 소매금융 철수 발표로 아직 지난해 임단협을 마치지 못한 씨티은행 노조는 사측과 소매금융 철수 관련 논의, 2020 임단협을 투트랙으로 진행 중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