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서초구 요구에 국토부 입장 밝혀
“과거에도 법안 발의됐으나 지자체가 반대”
공시가격 상승률 제한에 “형평성 안 맞아”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국토교통부는 제주도·서초구가 부동산 공시가격 결정권을 지방자치단체로 이양해달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 “아직 그럴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최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주장한 ‘공시가격 상승률 10% 캡’(cap·상한선)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지자체에 맡겨 개별적으로 공시가격을 산정하게 되면 지역 특성에 따라 시세 반영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형평성 있는 제도 운영을 위해서라도 (권한 이양은) 이른 감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전날 공동주택 공시가격 오류 사례 등을 제시하며 공시가격 산정 근거 전면 재조사 및 공시가 정부 결정권의 지자체 이양을 요구한 것에 대한 국토부의 입장이다.
현재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한국부동산원이 기준 층·호에 대한 조사를 한 뒤 나머지는 가격 모델에 따라 산정한다. 단독주택이나 토지와 달리 지자체의 손을 거치지 않는다.
이 관계자는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공시가격 산정 권한을 지자체에 이양하는 내용이 법안이 제출됐었지만, 지자체 대부분이 반대 의견을 제시해 처리되지 않았다”면서 “여전히 많은 부동산이 시세 반영률이 제각각이어서 이에 대한 형평성을 개선하려고 정부도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수립·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9억원 이하의 주택에 대한 공시가격 상승률을 10%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도 “공시가격에 별도의 캡을 씌우면 어떤 경우에서는 가격(시세)이 더 낮게 반영이 되는 구조가 되므로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공시가격은 객관적으로 산정돼야 한다”고 봤다. 이어 “어디까지나 입법·정책적인 문제이며 세법에서 정해야 할 사항”이라며 “우리도 이미 ‘세부담 상한’ 등 급격한 세부담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가 있다”고 했다.
세부담 상한은 공시가격이 급등하더라도 재산세는 전년 대비 최대 30%, 종부세·재산세를 더한 보유세는 최대 50%를 넘지 않도록 한 것을 말한다.
한편, 국토부는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대한 주택 소유자의 의견을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5일까지 접수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의견청취된 내용을 취합 중으로, 집단 민원은 상당수 우편으로 접수된다”면서 “지난해 의견청취 건수 3만7400건은 넘을 가능성이 있으나 그렇게 많이 증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