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항소심 시작, 웅동학원 배임 인정 여부 관건

공사는 96년, 공사대금 계약서는 2006년 작성

조국 부친도 ‘채권 없다’ 고 했지만 증거 채택 안돼

채용비리 주범인데도 공범보다 형량 낮은 점도 쟁점

조국 전 장관 동생 조권씨. [연합]
조국 전 장관 동생 조권씨.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친동생 조권(54) 씨 항소심 재판이 8일 시작된다. 검찰은 조 씨가 가짜 공사대금 채권을 만들어 웅동학원에 100억원대 손실을 입힌 혐의를 항소심에서 다투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박연욱)는 8일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조씨의 항소심을 연다. 조씨는 배임수재, 업무방해, 증거인멸교사, 강제집행면탈, 범인도피 등의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검찰은 항소심 재판에서 조씨가 작성한 공사대금 계약서가 2006년인 만큼 허위라고 입증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당시 웅동학원 이사장이었던 조국 전 장관의 부친 진술이 증거로 받아들여질 지도 중요한 쟁점이다. 조 전 장관의 부친은 생전에 자필로 조권씨의 공사대금 채권이 실재하지 않는다고 메모했다. 그는 이 내용을 웅동학원 직원에게 건네주고 컴퓨터 파일로 남기라고 시켰다. 실제 이 파일을 생성한 웅동학원 직원은 법정에서 조씨의 부친이 전한 내용을 그대로 옮겼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조씨의 부친이 이미 사망해 문건의 작성 경위를 믿을 수 없다며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실제 내용이 맞다고 하더라도, 조씨의 부친이 채권을 허위라고 한 것은 웅동학원의 경영상태를 우려해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검찰 관계자는 “공사대금을 진실대로 청구 안 했단 부분은 이의가 없다. 1심은 공사를 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이건 허위가 아니라고 보는 건데, 그런 논리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검찰은 웅동학원 진입로 공사가 일부 이뤄진 점을 봤을 때 공사대금을 허위로 청구한 게 아니라는 재판부 판단도 문제삼고 있다. 검찰은 1996년 조씨가 보유한 채권에 기재된 공사 자체가 없었다고 보지만, 일부라도 명백히 공사를 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그만큼은 허위라고 보는 게 맞다는 것이다.

조씨는 처음에는 웅동학원 공사를 실제로 하도급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기소된 이후 재판에서는 자신은 서울에 있었고 작고한 부친으로부터 채권을 받은 것에 불과해 진위여부는 알지 못한다고 해명하는 쪽으로 변론방향을 틀었다. 작고한 부친이 알아서 했으니 자신은 모른다는 일종의 ‘떠넘기기’ 전략이었다. 1심 재판부가 검찰 입증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면서 결국 이 전략은 유효한 셈이었다.

웅동학원 시험지를 교사 지원자들에게 팔아넘긴 채용비리 혐의는 조씨의 형량이 적절한가를 놓고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검찰은 여기에 가담한 공범에 비해 ‘주범’인 조씨의 형량이 더 낮은 점을 문제삼을 계획이다. 수사팀 내부에서는 “시험지를 직접 빼내고 1억4700만원을 가져간 사람보다 이를 전달하고 3300만원을 가진 사람이 더 나쁘다고 형을 더 사는 것이 말이 안 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앞선 재판에서 공범인 또다른 조모 씨는 징역 1년, 공범 박모 씨는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받았다. 항소심도 같은 결론을 냈고 이들은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 하지만 주범인 조씨는 채용비리 과정에서 가장 많은 액수를 챙겼음에도 징역 1년만이 선고됐다. 조씨 일당이 챙긴 액수는 1억 8000만원으로, 조씨는 이 중 1억 4700만원을 챙겼다. 나머지 3300만원은 공범 두 명이 나눠가졌다.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던 조씨는 지난달 2일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