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석유 기준가격의 하나인 서부텍사스원유(WTI)는 텍사스가 왜 전 세계 에너지캐피털인지를 잘 설명해준다. 휴스턴에는 글로벌 석유회사를 비롯한 관련 기업만 4600개사가 자리 잡고 있다. 덕분에 미국은 석유 생산량과 보유량에서 각각 세계 1위, 9위를 차지하고 있고 최근에는 발굴기술이 더 정교해져 확인된 매장량만으로도 꽤 오랫동안 에너지 자립이 가능해졌다.
텍사스는 지난 10년간 셰일혁명으로 석유산업의 부활이라 할 만큼 큰 호황을 누렸다. 텍사스의 드넓은 면적은 석유뿐 아니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가능케 하고 있다. 세계 신재생에너지산업은 풍력과 태양광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신재생 발전량은 2018년 26%에서 2040년 44%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의 신재생에너지 전력생산량에서 가장 큰 비중(41%)을 차지하고 있는 풍력은 텍사스에 또 다른 기회를 가져다줬다.
풍력발전은 미국 41개주에 걸쳐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텍사스는 이미 다른 경쟁주를 일찌감치 따돌리고 당당하게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연간 발전량 면에서 텍사스에 이어 2~4위인 아이오와, 오클라호마, 캔자스 3개주를 합친 것보다 많다(2020년 기준). 누적 설치용량 역시 3만3133㎿로 미국 1위, 관련 제조시설과 프로젝트가 각각 41개, 130여개, 약 2만6000명이 종사하는 등 미국 경제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텍사스 내 풍력발전은 천연가스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비중(23%)을 차지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석유 업스트림산업에서 투자회수율은 15~20% 내외라고 여겨진다. 반면 신재생에너지에는 5~10%대에 머물러 수익성에서는 최대 15% 간극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는 독과점에 가까운 현재 에너지시장 상황에서만 가능했기 때문에 엑손모빌과 셰브런 등 글로벌 석유기업 역시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모색 중이다.
바이든 정부도 현재 미국 전체 전력생산량 중 17%인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35년까지 100%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향후 10년간 최소 300억달러에 달하는 관련 인프라 건설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기업에는 풍력발전에 필요한 주요 부품을 수출할 기회이기도 하다. 현재 미국에서 진행 중인 ‘톱 5 풍력에너지 프로젝트’ 중 2건이 텍사스에 있다. 한국수력원자력도 총 4개 대형 풍력발전단지에서 총 852㎿를 생산 중인 미국 기업의 지분(49.9%, 15억 달러)을 인수하기도 했다.
지난 5년간 우리나라의 대(對)미국 풍력터빈 블레이드는 2012년 이후로 수출이 없었고, 2020년에는 풍력발전기세트 수출이 급격히 증가하는 등 품목별로 커다란 증감이 있었다. 먼저 육상풍력에 대한 수출 기회를 찾고, 장기적으로는 신규 제품 수요가 더 높은 해상풍력 부문으로 진출하는 전략도 요구된다. 텍사스 신재생에너지 부분에서 활약하는 우리 기업들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윤태웅 코트라 달라스무역관 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