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만 되는 와이파이에 의존
군부·시위대 타깃 될까 정치 얘기 안해
귀국 못하는 교민들 위한 대책 요구도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군부 쿠데타 발발 후 미얀마 정국이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현지에 남아 있는 교민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2일 미얀마 교민에 따르면 미얀마 수도 양곤에서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위는 이전보다 줄어들었지만 군부가 시민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하는 등 안전에 대한 위협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지난달 31일에는 시위대 근처를 지나가던 신한은행 통근버스에 탄 현지 직원이 총격을 당하는 일까지 벌어지면서 우려는 더욱 가중되고 있다. 시위대가 마을로 들어오면 유혈진압을 우려한 주민들이 돌려보내는 일도 있다고 한다.
특히 미얀마 군부가 인터넷을 차단하면서 교민사회는 현지 사정을 상세히 파악하거나 정보를 공유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얀마 교민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상황이 어떻게 되고 있는 것인지, 내전으로 사태가 치달을 수 있는지를 묻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미얀마에서 사업을 하는 A씨는 “모바일 인터넷은 이미 끊긴 지 오래고, 와이파이만 사용이 가능한데 이것도 새벽 1시부터 아침 9시까지 차단된다”며 “우회를 위해 태국 유심을 사서 썼는데 어제(31일)부터 그것도 끊겼다”고 말했다.
정부가 미얀마에 체류 중인 재외국민에 귀국을 요청하고 있지만 삶의 터전이 미얀마에 있어 귀국길에 오를 수 없는 교민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민 B씨는 “한국에 돌아간다고 해도 당장 구할 수 있는 집도, 일자리도 없다”며 “미얀마에 남아 있을 수밖에 없는 교민을 위한 대책을 세워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가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했으면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이 군부나 시위대 어느 한쪽을 지지하게 됐을 때 반대편의 ‘타깃’이 될 수 있어서다. 수년째 같이 일하는 현지 직원들과도 정치를 주제로 대화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한편 미얀마 현지에는 경찰 주재관이 없고 라오스, 태국에 주재관이 파견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보다는 정치적인 성격이 강해서 현재는 외교부가 교민 문제를 다루고 있다”며 “미얀마 주재관 파견은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