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활동하는 국내 인기 유튜버들이 앞으로 미국에 최대 15%에 달하는 세금을 내게 됐다. 미국 시청자로부터 발생하는 광고 조회, 슈퍼챗(후원금) 등 수익과 관계되는 모든 항목이 대상이다.
국내 유튜버들은 전세계 먹방(먹는 방송)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전세계 먹방 분야 채널 중 조회수 기준 1위~5위가 한국인이 운영하는 채널일 정도다. 구독자수가 1000만명이 넘는 일부 유튜버는 많게는 수억원의 세금을 낼 것으로 추정, 수입에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구글은 10일 유튜브 공지를 통해 이르면 오는 6월부터 미국 외 크리에이터(유튜브)의 지급액에서 미국 세금을 공제하게 됐다고 밝혔다.
세금 공제가 적용되는 대상은 미국 내 시청자로부터 발생한 수익이다. 광고 조회, 유튜브 프리미엄, 슈퍼챗(실시간 방송 후원금), 채널 멤버십 등 모든 수익 서비스가 포함된다.
따라서 유튜브에서 수익을 내는 유튜브파트너프로그램(YPP)에 가입한 모든 유튜버들은 오는 5월 31일까지 구글 애드센스에 세금 정보를 제출해야 한다. 구글은 이를 토대로 해당 채널에 미국 세금이 적용되는지 판단할 예정이다. 만약 세금 정보를 제출하지 않으면, 전세계 총 수입의 24%를 공제할 수 있다고 유튜브 측은 강조했다.
원천 징수 세율은 국가마다 다르다. 영국과 캐나다 등은 0%며 최대 30%까지 적용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과 맺은 조세조약에 따라 최대 15% 세율을 적용받는다.
이로써 먹방, K-팝 등 전세계 시청자를 대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일부 국내 유튜버들이 수입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분석 사이트 플레이보드 따르면, 현재 유튜브 먹방 채널 중 조회수 기준 상위 5개 채널은 모두 한국인이 운영하고 있다. 1위는 기상천외한 젤리 먹방으로 유명한 ‘도나(DONA)’ 채널이며, 2위는 ‘제인 ASMR’, 3위는 ‘홍유 ASMR’이다. 제인 ASMR 채널 구독자수는 1200만명, '홍유 ASMR' 채널의 구독자수는 814만명에 달한다.
'도나' 채널의 경우, 국가가 미국으로 설정돼 있어 이미 세금을 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제인' 채널, '홍유' 채널 등은 이번 약관 변경으로 원천 징수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매달 수억원의 수입을 얻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인기 유튜버들은 세금 규모도 어마어마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 15%의 세율이 적용된다고 가정하면, 많게는 연간 수억원의 수입이 줄어드는 것이다.
한편, 지난 2019년 종합소득세를 납부한 1인 미디어 창작자(유튜버 등)은 총 2776명이었다. 국내 종합소득세 세율은 소득에 따라 최대 6%~42%로 책정되어 있다. 상위 10%인 277명이 신고한 수익은 598억8600만원에 달했다. 상위 1%의 평균 수익은 6억7100만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