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애플이 최고…한국 삼성보다는 중국 레노버 쓰겠다”
일본인들의 한국산 제품 홀대가 점입가경이다. 글로벌 태블릿PC 시장 2위인 삼성전자 갤럭시탭이 크롬북과 태블릿PC 등을 아우른 일본 교육용 단말시장에서 순위권 내에 들지 못했다. 아이패드 등 애플의 비중이 가장 높은 가운데 레노버 제품이 2위에 올랐다. 여기에는 한국산 제품의 대한 홀대가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글로벌 1위인 삼성이 유독 일본 시장에서 맥을 못춘다. 일본인들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낮다보니, 삼성 브랜드명을 빼고 판매하고 있다. 삼성 브랜드를 뺀 유일한 시장이다.
3일 일본 현지 시장조사업체 MM종합연구소(MMRI)가 최근 일본 시·정·촌·(市·町·村) 1741곳 교육위원회에 학교 조달·도입용 단말기 브랜드 현황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설문에 응한 위원회 1480곳 가운데 28.1%가 애플의 단말기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애플은 210만7935대의 아이패드 등 단말기를 출하한 것으로 집계됐다.
2위는 글로벌 PC 시장 1위인 중국의 레노버가 차지했다. 전체 지자체의 20.2%가 레노버의 크롬북이나 태블릿PC를 학교 등에 보급했다고 응답했다. 지난해에만 총 151만1356대의 교육용 단말기가 출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삿포로, 치바시 등 대 도시에서 각각 10만대 이상의 단말기를 구입했다.
3위는 현지 브랜드 NEC로, 14.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4위와 5위는 각각 HP(7.0%)와 Dynabook(6.4%)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순위권 내에도 들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한 해에만 3100만대의 태블릿 PC를 출하하며 글로벌 태블릿 PC 시장 2위에 올랐다. 지난해 4분기 출하량만 99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여기에 크롬북 판매량도 4분기에만 100만대에 달했다. 레노버의 지난해 4분기 글로벌 크롬북 출하량이 280만대임을 고려한다면 삼성전자의 입지는 결코 작지 않은 셈이다.
업계에선 이같은 결과가 일본인들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홀대와 무관치 않다 보고 있다. 일본에선 한국산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낮다. 글로벌 1위인 삼성전자 스마트폰조차 외면 받아, 스마트폰에도 삼성전자 로고 대신 브랜드명(갤럭시)을 넣어 판매하는 실정이다. 반면 애플의 아이폰을 비롯한 미국산 제품과 자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는 매우 높다.
이에 지난 해에도 애플의 아이폰이 일본 스마트폰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가운데 2,3위에 일본 현지 브랜드 샤프(12.7%)와 후지쯔(8.5%)가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271만1000여대를 판매하며 8.2%의 점유율을 기록, 4위에 머물렀다. 샤프와 후지쯔는 사실상 현지 브랜드로 해외에서는 거의 소비되지 않는 브랜드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판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에는 삼성 로고가 없다”며 “삼성폰이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데도 불구하고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삼성이 일본에서는 판매에 도움이 안된다는 일본 통신사들의 요청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