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방통위에 실태점검·지침 배포 등 권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자녀가 음란물을 볼 수 없도록 부모에게 스마트폰 실시간 모니터링 등을 가능하게 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에 아동·청소년의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다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방송통신위원회에 권고했다고 2일 밝혔다. [아이클릭아트]
국가인권위원회는 자녀가 음란물을 볼 수 없도록 부모에게 스마트폰 실시간 모니터링 등을 가능하게 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에 아동·청소년의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다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방송통신위원회에 권고했다고 2일 밝혔다. [아이클릭아트]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자녀가 음란물을 볼 수 없도록 부모에게 스마트폰 실시간 모니터링 등을 가능하게 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가 아동·청소년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음란물 차단 앱이 아동·청소년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보고 방송통신위원회에 실태 점검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고 2일 밝혔다.

2014년 신설된 전기통신사업법 제32조의7(청소년유해매체물 등의 차단)은 청소년에게 스마트폰 판매 시 유해 정보 차단 수단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중에 판매 중인 음란물 차단 앱은 자녀의 스마트폰 실시간 모니터링, 스마트폰 사용 시간 제한, 위치 추적, 인스턴트 메신저·문자메시지 내용 확인, 특정 번호에 대한 수신·발신 차단, QR코드를 이용한 본인 확인 제한 등의 부가 기능까지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인권위에는 이런 앱 기능들이 자녀의 인권을 침해한다는 고등학생과 초등학생의 진정서가 접수됐고, 인권위 아동위원회가 이를 병합해 조사해왔다. 인권위는 조사 결과 부모가 청소년유해매체물, 음란 정보 차단 기능만 가진 앱을 선택하기보다 유료로 부가 기능을 제공하는 앱을 구매해 자녀의 스마트폰에 설치하는 경우가 다수 존재한다고 봤다.

인권위는 자녀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이 같은 앱의 필요성을 부인하기는 어렵지만, 부모 등 법정대리인에게 부가 기능으로 아동·청소년의 과도한 기본권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점을 인식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형식적인 자녀 동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인권위는 방통위가 아동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사생활 보호를 위한 시책을 강구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단순히 부모·자녀 간 문제로 치부하고 해결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기통신사업자가 청소년에게 충분한 정보를 고지하는지 점검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에 인권위는 방통위에 관련 앱에 인권 침해 요소가 있는지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해외 사례를 참고해 아동·청소년의 연령대별로 차단 수단 이용에 대한 동의 절차, 부모를 위한 조언 등을 담은 지침을 제작·배포하고 올바른 사용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