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지출 확대로 경기개선
내년께 통화정책 긴축전환
금융당국서도 경고 잇따라
차입축소 유동성확보 필요
[헤럴드경제=성연진·서경원 기자] 인플레이션이 금융시장의 최대 화두로 부상하면서 이르면 내년부터 중앙은행들의 긴축전환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천문학적 통화공급에 이어 올해에도 각국 정부의 대규모 재정지출이 본격화되면 경기개선을 넘어 경기과열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 가동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초저금리에 빚을 내서 투자를 했던 이들의 부채축소(deleveraging)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투자자산 내 차입 비중을 줄이고, 부채 상환부담 증가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내년부터 긴축전환…이르면 올 연말부터=미 의회예산국(CBO)은 지난달 발표한 ‘2021~2031년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4.6%로 예상했다. 실질 성장률에서 잠재 성장률을 뺀 GDP(국내총생산) 갭은 오는 4분기에 -1.3%까지 좁혀질 것으로 관측됐다. GDP갭 축소는 그만큼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난다는 뜻이다. 미국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2015년 12월이었다. -5%를 밑돌았던 GDP갭이 -1%대 초반까지 줄어든 때였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은 아웃풋갭(GDP갭)이 -1%대에 진입하는 시점에 첫 금리 인상이 단행되는 경향이 있다”며 “CBO 전망에 따라 올해 말 -1.3%로 축소되면 이 때 자산매입 축소 신호가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2년 뒤인 2010년 7월 첫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한국은행이 코로나19 발생 2년 후이자 실질 성장률이 장기성장 경로에 근접해지는 내년 2분기 정도에 금리 조정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 금리 이미 상승세…취약계층 부담 커져=시장금리는 이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일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개인신용대출 평균 금리(1등급 기준)은 연 2.59~3.65% 수준이다. 지난해 7월말 1.99~3.51%에서 무려 0.6% 포인트가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가중평균 금리도, 이 기간 2.62%에서 2.83%로 올랐다.
지난해 가계 대출은 전년대비 8%나 팽창했다.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가격이 크게 오르자 저금리를 활용해 대출을 받아 투자에 나선 이들이 급증했다. 동시에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중산층 미만의 생계형 대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빚 줄여야”…경고 잇따라=윤석헌 금융감독원 원장은 2일 최근 원자재 및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글로벌 금리 상승과 관련해 “그간 저금리 상황에서 시장 충격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자산가격의 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지난 연말부터 ‘디레버리징’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이달에는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가계신용 증가율을 향후 2~3년 이내에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도 수준(4~5%대)으로 복원하는 것을 목표한 정책들을 예고했다.
금융위는 이달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를 중심으로 하는 ‘가계부채 관리 선진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