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대학생네트워크 등 집담회에서 발의안 제언 내놔

지원 대상에 ‘장애인 야학’ 등은 제외돼

하위 법령 없는 등 선언적 규정에 그쳐

“장애인차별금지법에 원격교육 관련 내용 규정” 제안

지난해 8월 부산 부산진구 동의대에서 한 교수가 동영상 강의를 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
지난해 8월 부산 부산진구 동의대에서 한 교수가 동영상 강의를 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원격 수업 환경에서 장애대학생 등의 수업접근성과 학습권에 대한 문제제기가 돼온 가운데 이를 법제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장애대학생과 장애인권단체들이 국회에 발의된 관련 법안에 대한 제언을 내놨다.

28일 장애대학생네트워크,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장애인권차별금지추진연대 등에 따르면 이들 단체는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노들장애인야학에서 ‘코로나19 1년, 장애학습권과 원격교육’ 집담회를 열고 “좋든 싫든 현실이 된 원격교육 상황에서 장애인들이 소외받지 않고 잘 교육받을 수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집담회에 참여한 이근옥 변호사는 원격수업 환경에 대해 발의돼 있는 ‘디지털 기반의 원격교육활성화기본법’의 지원 대상과 구체적 지원 사항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원격교육기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육기관에 장애인평생교육시설과 같은 장애인야학이 아예 제외됐다”며 “장애인야학에 재학 중인 학생을 부당하게 차별해서 평등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법”이라며 법안 수정을 촉구했다.

장애인평생교육시설은 평생교육법과 대통령령 등에 따라 정하는 시설과 설비를 갖춰 교육감에 등록된 시설이다. 그럼에도 원격교육기본법에 학력인증시설만 교육기관으로 포함돼 장애인평생교육시설이 교육기관과 학교의 범위에서 대체됐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현행 법안상으로는 원격교육에서 필요한 장비와 유지 관리 비용, 지원 인력 등을 장애인평생교육시설은 받을 수 없다.

이 변호사는 “관련 부처의 지원마저 받지 못한다면 교육 격차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며 “장애인평생교육시설은 교육감 등록도 마친 시설이라 원격교육기본법의 교육기관과 학교에 포함해 지원해도 실무상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장애인들을 원격교육 취약계층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원격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선언적 규정에 그쳤다”며 구체적인 지원이 미비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원격교육기본법에서 장애학생의 교육권이 직접 언급된 규정은 제3조 ‘학생이 장애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할 것’과 제4조 ‘장애학생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취약계층이 원격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게 전부라고 이 변호사는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구체적인 지원에 관해 하위 법령으로 위임하고 있지도 않다”며 “장애인차별금지법상의 편의제공 의무나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상 장애 학습 지원 규정과 연동해 상세히 정하고 있지도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격교육에 필요한 지원은 장애 유형마다 다르므로 법률에서 다 규정할 수 없더라도 하위 법령에서 세세하게 구체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가령 시각장애인 학생이라면 줌 등 원격교육 시스템에 대한 접근하기 위해서는 강의 대체 자료나 음성 인식 등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끝으로 이 변호사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의 편의제공 규정에 원격교육에 대한 내용을 규정하는 방식을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