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청,오염총량 초과 市에 부과
市, 위탁용역비서 과징금분 상계
서남환경과 책임 놓고 옥신각신
위탁사, 환경청 상대 행소 제기
서울시가 한강 수질 오염에 따른 ‘11억 과징금’을 두고 하수처리 민간 위탁사와 소송전에 휘말렸다. 과징금이 부과된 책임을 위탁사에 물어, 위탁용역비에서 과징금액 만큼을 뺐다가 위탁사로부터 위탁용역금 청구소송을 당한 것이다. 한편으로 위탁사는 애초 과징금 처분이 잘못됐다며 환경부 산하 환경유역환경청(이하 환경청)에 지난달 초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바탕에 ‘11억 과징금은 측정 오류에서 비롯된 것으로 부당하며, 내가 낼 수 없다’는 불복 심리가 깔려 있다.
서남물재생센터 위탁사이던 ㈜서남환경은 서울시가 미지급한 위탁용역비 11억 3072만 원과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지난 1월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서울시 VS 서남환경, 과징금은 “네 탓” =서울시가 위탁용역비 일부를 지급하지 않은 이유는 2019년 7월에 환경청으로부터 받은 ‘오염총량초과 과징금’의 책임이 서남물재생센터 관리·운용을 맡고 있는 서남환경에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남환경은 “한강물의 정화책임은 서울시에 있고, 서남환경은 시와 정화시설의 운용과 관리 용역 계약을 체결한 대로 용역의무를 이행하면 되는 것”이라며 “서울시와 체결한 협약서 위반여부, 그 위반사실과 과징금간의 인과관계 여부로 판단해야한다”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사안의 발단은 2019년 6월 환경청이 서남물재생센터를 불시 지도 점검한 일이다. 폭우가 내린지 얼마지나지 않은 6월 14일과 20일이었다. 점검 결과 오염물질인 BOD(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 배출량이 하루 할당오염 부하량(1만 1397.46㎏)을 초과한 1만 6858.61㎏로 측정됐다. 14일부터 20일까지 일주일간 하루 평균 5461.15㎏(허용치의 48%)을 초과배출했다는 이유로 환경청은 서울시에 과징금 11억 3072만 원을 부과했다.
▶행정심판은 기각, 행정소송은?=시와 서남환경은 “일일 배출유량, 오염농도, 배출 기간이 모두 잘못 측정 또는 잘못 계산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행정심판을 제기했으나 행정심판위는 관리자가 제대로 수리 관리하지 못한 점을 들어 기각했다. 이들은 유량계 유속센서의 고장으로 인한 과다측정, 제 3기관(보건환경연구원) 측정치에선 과징금 부과 기준 미만으로 측정된 점, 다른 수치인 COD(화학적 산소요구량)가 통상 결과와 달리 BOD 보다 낮게 나타난 점 등을 측정 오류로 들고 있다.
이에 서남환경은 지난 1월 8일에 환경청을 상대로 과징금 처분 취소소송에 나섰다. 시는 과징금을 아직 내지 않고 있다. 다만, 행정소송에서 패소할 경우에 대비해 위탁용역비에서 과징금만큼을 묶어놨다.
▶과징금 상당액과 위탁용역비 상계처리는 정당한가?=서남환경은 이로인해 전체 주주이자 전 직원들의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서남환경은 IMF 직후 퇴직 공무원들과 신입직들로 생겨난 100% 종업원지주회사다. 지난 1월 서울시 물재생센터 4곳(서남, 탄천, 중랑, 난지) 관리를 맡는 공기업 서울물재생공단이 출범함에 따라 서남환경 직원들은 공단으로 흡수됐고, 법인체는 청산되어야하지만, 위탁용역비를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에서 1인 법인으로만 남겨져 있다. 유종영 서남물재생센터장은 “서울시가 위탁용역비를 제대로 주지 않아, 직원 연가보상비 약 2억 원 가량을 지급하지 못했으며, 과징금을 서남환경이 물어야한다면 직원(주주)들이 재산상 손해를 보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법무법인 3곳으로부터 법률 자문을 받아, 3곳 모두로부터 민간위탁사에 미지급금 중 과징금을 상계처리한 게 문제 없다는 의견을 받았다. 서울시 물재생시설과 관계자는 “서남환경이 계속 존속할 법인이라면 과징금 부과에 따른 구상권을 추후 청구할 수 있겠지만, 곧 사라질 법인이어서 위탁용역비에서 제할 수 밖에 없었다”며 “직원 급여와 관계없는 비정산비에서 뺀 것이므로 직원 손해 주장은 과장된 것이며, 이 사안을 서울시의 ‘갑질’로 봐선 안된다”고 말했다.
▶끝나지 않을 싸움…관건은 ‘협약서’ 상 수탁사의 책임범위=서울시와 서남환경은 과징금을 누가, 얼마를 부담하느냐를 두고 지리한 법적 다툼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협약서에 근거해 시료치수배관이나 유량계 등이 서남환경의 관리운영대상이며, “BOD 초과 측정 결과는 유량기 중 고장난 유속센서가 있다는 사실을 제때 확인하지 못한 수탁사 잘못”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서남환경은 같은 협약서를 두고도 협약서 제13조(수질 및 대기관리)에 BOD는 10.0㎎/ℓ 이내로 처리하는 것으로 돼 있으므로, 환경청 측정치(10.1㎎/ℓ)에 비해 초과부분에 해당하는 수량만큼만 수탁사 책임이란 주장을 편다. 환경청의 BOD 허용치는 10.0→7.0→6.3㎎/ℓ로 지속 강화돼 왔는데, 시와 서남환경은 3년에 한번씩 맺는 협약서에 환경청의 바뀐 기준을 담지 않고 종전대로 10.0㎎/ℓ를 유지해오다 탈이 난 것이다.
또한 서남환경은 하수처리 고도화를 담은 현대화시설이 2015년 9월 30일까지 준공예정이었으나 서울시의 지연으로 아직까지 완공되지 못했으며, 그로 인해 그간 하루 하수처리량이 부하 상태였다고 주장하며, 서울시의 늑장 대응을 탓했다. 한지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