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림, 무제, 종이에 과슈, 아크릴, 18.5 ×28.5cm, 1972
김구림, 무제, 종이에 과슈, 아크릴, 18.5 ×28.5cm, 1972

한국 전위미술의 선구자 김구림은 1970년 한강변의 경사진 둑에 지그재그로 선을 그어 여러 삼각형을 만들고 불을 질렀다. 이는 자연에 개입한 최소한의 행위와 그 결과물로서의 현상, 그리고 시간 속에 변화하는 흔적을 보여주는 파격의 퍼포먼스이자 한국의 첫 대지미술 이벤트였다. 이 작품에서 그는 불태운 잔디밭처럼 삶이란 소멸이 아닌 생성을 향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구림의 실험적인 ‘미술 행위’들은 일간지 문화면보다 사회면에 더 자주 등장할 정도로 대중에 충격을 선사해왔다.

시간성과 과정, 행위 등의 비물질성을 예술로 수용하며 미술뿐 아니라 연극, 영화, 음악, 무용,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전위미술 시대를 꽃피운 실험적인 미술가는 팔순을 훌쩍 넘은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을 보이며 여전히 다음 행보를 궁금하게 하는 ‘청년’ 전위미술가로 미술사에 기록되고 있다.

장소연 헤럴드아트데이 스페셜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