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연구관·서울중앙지검 검사 겸임
법무부, “검찰청법 상 겸임할 수 있어”
檢 내부선 “한명숙 사건 기소 위한 인사” 비판도
‘월성 원전 수사’, ‘채널A 사건’ 등 수사팀은 유임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법무부가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인 임은정 부장검사를 그대로 두면서도 서울중앙지검 검사를 겸직시키기로 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한명숙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사건 수사 검사들을 기소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수사권을 부여하는 ‘원 포인트 인사’를 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법무부에 따르면 임 부장검사는 오는 26일자로 대검 연구관과 서울중앙지검 검사를 겸임하며 수사권을 갖게 된다. 법무부는 전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검찰 중간간부급 16명에 대한 인사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9월 대검으로 발령받은 임 부장검사는 중앙지검 검사 직무대리 발령을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전날 “임은정 대검 검찰연구관에게 서울중앙지검 검사로서의 수사권한도 부여해 감찰업무의 효율과 기능을 강화했다”며 “검찰청법 제15조에 따르면 검찰연구관은 검사로 보하며, 고등검찰청이나 지방검찰청의 검사를 겸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오후 임 부장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렵사리 수사권을 부여받게 되었다”며 “여전히 첩첩산중이지만, 등산화 한 켤레는 장만한 듯 든든하다. 계속 가볼 것”이라고 적었다.
이와 관련해 검찰 내부에서는 유죄 확정 판결이 난 한명숙 전 총리 사건 수사팀을 무리하게 처벌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한 검찰 관계자는 “감찰정책연구관 발령을 내놓고 수사권까지 준다는 건 한명숙 사건을 무리하게 기소하겠다는 것”이라며 “모든 사람이 검토해서 기소할 수 있어야지, 특정인이 반드시 그 사건을 해야 한다는 건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 전 총리는 건설업자 한만호 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9억원을 받은 혐의로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돼 복역했다. 사망한 한만호 씨는 검찰에서 돈을 줬다고 진술했다가, 법정에서 돌연 말을 바꿨다. 한씨는 법정에서 위증을 한 혐의로도 기소돼 유죄를 확정받았다. 당시 한 전 총리에게 무죄를 선고했던 1심 재판부도 검찰이 위증을 교사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검 감찰부에서는 지난해 5월 한씨의 비망록에 기재된 ‘검찰의 강압수사로 거짓 진술을 했다’는 내용을 근거로 당시 수사팀 관련자들의 강압수사 여부를 확인 중이다. 임 부장검사가 이 사건을 맡고 있다. 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3월 22일까지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를 청구하면서, 한 전 총리 사건 감찰 방해도 징계 사유로 담았지만, 징계위는 무혐의로 판단했다.
이와 관련 지난 22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논란은 이어졌다. 법사위에 출석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현재 임은정 검사는 본인이 수사권을 갖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전 총리 위증교사 사건 기소를 위한 발령이 아니냐’는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엔 “그렇게 구체적으로 답변드리지 않았다”며 “임은정 검사가 검사로서의 기본적인 양식, 보편성, 그리고 균형감각을 잃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번에 단행된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선, ‘월성 원전 수사’, ‘채널A 사건’ 등 수사팀은 유임됐다. 이로써 수사팀들은 계속해서 수사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일각에선 이러한 소규모 인사를 두고 윤 총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7월까진 현 상태를 유지하고, 윤 총장의 퇴임 후 인사에서 대규모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