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금리 상승으로 '리플레이션' 국면 진입
코로나 직격탄 업종 중심으로 '보복소비' 증가 예상
중국 중심으로 원자재 '재고 확보' 움직임 전망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국내 증시가 조정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향후 경기회복 움직임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최근 한달간 3000~3100포인트 선에서 횡보하며 '박스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코스피의 향배는 ‘리플레이션(Reflation)’, ‘보복 소비(Revenge spending), ‘재고 축적(Restocking)’ 등 이른바 ‘트리플 Re’에 의해 갈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세계경제 리플레이션(Reflation) 국면 진입=경제가 디플레이션(deflation) 상태에서 벗어났지만 심각한 인플레이션 (inflation)을 유발하지 않을 정도로 통화를 팽창시키는 국면인 리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졌다.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책과 발빠른 백신 접종, 완화적 통화정책 등에 나서면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가 2분기부터 회복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장 일각에서는 물가압력 확대가 시중 금리 등을 자극해 주가 등 자산가격의 조정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인플레이션 리스크보다 리플레이션 관점에서 물가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물가상승 우려에도 불구하고,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점도 리플레이션 기대감을 지지해주고 있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경제 회복과 금리 상승이 동반되는 구간에서는 주식 비중 확대, 인플레이션 헷지 자산 신규 편입, 채권 비중 축소 전략이 유효하다”며 “현 시점에서 자산배분 전략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복 소비(Revenge spending)…닫혔던 지갑 열릴까=코로나19 백신 접종 본격화에 ‘보복 소비’(재난 상황으로 움츠렸던 소비가 폭발적으로 분출하는 현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은 1959년 집계 시작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저축률을 기록하며 보복 소비를 위한 총알을 장전한 상태”라며 “백신의 효과가 검증이 되고 난 이후부터는 각국 정부에서 경기 회복을 위해 보복 소비를 일정 수준 장려하는 정책을 펼칠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국내 소비도 활기를 찾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의 2월 소비자동향조사를 보면,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7.4로, 한 달 전보다 2.0포인트 올랐다. 1월(4.2포인트)에 이어 두달 연속 CCSI가 상승했다. 국내외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진정되고, 백신 접종 기대감이 커지면서 경기·가계 재정 상황 인식이 개선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원자재·부품 재고 확보(Restocking) 본격화=이미 세계 제조공장인 중국 물가지수에 재고 축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2월 중국 생산자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0.3%를 기록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12개월만에 처음으로 양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원자재, 부품 재고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을 기반을 한 한국 경제에 호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생산자물가가 중국 제조업은 물론 국내 수출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생산자물가 상승률의 플러스 전환은 상당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기저효과 등을 고려할 때 중국 생산자물가는 최소 상반기 중 강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공산이 높다는 점에서 세계 경기와 금융시장에 주는 시사점 역시 크다”고 말했다.
구리는 미국 바이든 정부 출범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수요가 기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섹터 주도의 원자재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여유가 없는 실물수급 상황 속에서 중국 재고 비축 수요는 구리 등 산업금속 섹터의 강세를 지속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ISM제조업 지수를 구성하는 지표 중 하나인 ‘신규 주문’은 67.9로 2004년 1월 이후 최고치”라며 “수요는 많지만 생산이 지연되면서 ‘고객 재고’가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는 강력한 리스톡킹 사이클을 예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