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에스앤코 제공]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에스앤코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코로나19로 얼어붙은 2020년 공연계는 브랜드 가치가 입증된 해였다. 뮤지컬계는 작품성과 흥행성을 입증한 작품들이, 클래식계는 세계적인 슈퍼스타의 연주회가 관객을 사로잡았다.

공연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가 발표한 2020년 공연 시장을 결산 자료에 따르면 뮤지컬에선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서울공연이, 클래식에선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성울 공연이 가장 많은 관객과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이 당도하며 개막 취소와 연기를 거듭했던 공연계에서 ‘오페라의 유령’은 여러모로 상징적 의미를 지닌 작품이었다. 코로나19로 항공길이 막힌 와중에도 다시 한국을 찾은 해외팀의 오리지널 내한공연이었으며, 뒤늦게 합류한 앙상블 배우 2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며 뮤지컬계 전체가 무대를 올리지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철저한 방역 관리 속에서 재개된 이후 ‘오페라의 유령’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공연되는 작품으로 K-방역의 상징으로 해외에서도 주목받았다.

지난해 3월 14일부터 8월까지 이어진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서울 공연은 뮤지컬 장르 1위에 올랐고, 이외에도 ‘캣츠 40주년 내한공연’이 10위,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공연’이 11위에 각각 올라왔다.

2위는 ‘모차르트!’ 10주년 기념공연’, 3위는 ‘드라큘라 (Dracula:The Musical)’, 4위는 ‘킹키부츠’, 5위 ‘브로드웨이42번가’, 6위 ‘렌트’, 7위 ‘아이다’, 9위 ‘레베카’의 순으로 라이선스 뮤지컬이 이름을 올렸다.

창작 뮤지컬 중에선 영화 ‘비스티 보이즈’를 원작으로 한 ‘비스티’가 판매 매수가 가장 높아 8위에 올랐다. 순위권 밖이지만 ‘귀환’ 온라인 생중계,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 ‘웃는 남자’ 등의 창작 뮤지컬들이 코로나19 속에서도 공연을 이어가며 선전했다.

연극 장르에선 대학로 스테디셀러 공연 ‘옥탑방 고양이’가 10년 연속 연극 판매 순위 1위를 지켰다. 오픈런 작품이 더 많았던 2019년에 비해 2020년엔 리미티드런 작품들이 상위권에 더 많이 오른 것이 특징이다. 오픈런 연극으로 ‘오백에 삼십’이 3위, ‘쉬어매드니스’가 4위, ‘작업의 정석’이 9위에 각각 오르며 네 작품에 그쳤다.

10위 내에서 나머지는 모두 리미티드런 연극들이 차지했다. 2위는 2019년 초연 당시 전 배역 오디션을 통한 파격적인 신인 기용 이후 언론과 평단, 관객들의 호평을 받으며 스타 탄생의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한 ‘어나더 컨트리’가 올랐다. 이어 ‘연극열전8’ 첫 번째 작품 ‘렁스’가 5위, 박은석을 비롯해 이건명, 조재윤, 엄기준, 박건형, 강필석, 김재범 등 영화, 드라마, 무대를 넘나드는 최고의 실력파 배우들이 완벽한 케미를 선보인 ‘아트’가 6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7위는 ‘데스트랩’, 8위 ‘환상동화’, 10위는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이 올랐다.

조성진 [성남문화재단 제공]
조성진 [성남문화재단 제공]

클래식 장르도 내한공연이 사라지며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코로나19를 계기로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나 연주자들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다는 한계도 드러났다. 티켓 판매의 일등공신인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의 내한이 불가능해진 자리는 스타 솔리스트들이 채웠다. 해외에 거주 중임에도 자가 격리를 감수하고 입국한 조성진 손열음의 연주회는 클래식계의 단비였다.

조성진은 2018년 1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서울을 포함한 전국 6개 도시에서 리사이틀 투어를 개최, 서울 공연에서 2위에 올랐다. 이어 여수 4위, 성남 7위, 수원 9위까지 4개의 공연을 10위 안에 올리며 압도적인 티켓 파워를 입증했다. 2016년 이후 4년 만에 음반 발매와 더불어 슈만의 곡으로만 연주한 ‘손열음 피아노 리사이틀’은 3위에 올랐고,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월광’, ‘열정’ 등 익숙한 선곡으로 무대에 오른 ‘2020 임동혁 피아노 리사이틀’은 10위에 올랐다. 클래식 공연 장르 1위는 ‘2020 디즈니 인 콘서트’였다.

무용 장르에선 유니버설발레단의 ‘오네긴’이 1위에 올랐으며, 10위 이내 상위권을 유니버셜발레단과 국립발레단의 공연이 양분하고 있는 모습이다. 유니버셜발레단은 이외에도 ‘스페셜 갈라’ 6위, ‘2020 대한민국발레축제 유니버설발레단 Ballet Gala & Aurora‘s Wedding’이 10위에 올랐다. 국립발레단은 ‘해적’을 3위, ‘2020 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 – 용인’ 공연을 7위에 올렸다.

중국 고전 무용과 동서양의 악기를 조화시킨 오케스트라가 만들어내는 ‘션윈 2020 월드투어’도 무용계의 스테디셀러로 창원 공연이 2위, 울산 공연이 4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도 세계적인 발레리나인 동시에 프로듀싱 역량까지 인정받고 있는 김주원의 신작 ‘2020 정동극장 ‘김주원의 사군자_생의 계절’’은 5위를 차지했다.

한편 공연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의 2020년 공연시장 결산 자료는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인터파크티켓 웹, 모바일, 전화, 글로벌, 제휴 채널 등의 모든 판매분을 합산해 통계를 냈다. 동일한 작품이라도 지역과 공연장이 달라지면 별개로 합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