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지진 이어 美 한파까지 ‘악재’

각국 반도체 확보 물밑경쟁 심화

수입 의존하는 한국 타격 불가피

쉐보레 차량이 캐나다 온타리오주 잉거솔에 있는 GM(제너럴모터스) 조립공장 옆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
쉐보레 차량이 캐나다 온타리오주 잉거솔에 있는 GM(제너럴모터스) 조립공장 옆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심화하면서 미국 백악관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전면에 나선 가운데 하반기까지 대란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글로벌 완성차 공장의 여파는 진행형이다. GM(제너럴모터스)은 북미 지역 3개 공장에서 감산 조치를 3월 중순까지 연장한 데 이어 한국 부평2공장의 생산량도 줄였다.

포드와 폭스바겐, 도요타 등도 차량용 반도체 수급에 차질을 겪으면서 감산 조처를 내렸다. 현대차와 기아 등 국내 업체들은 반도체 재고를 충분히 확보한 상태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

업계는 작년 하반기부터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예고됐다고 분석한다. 완성차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는 늘고 있지만, 반도체 생산 업체들은 수익성을 이유로 해당 설비와 생산량을 늘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스트레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14년 275억 달러에서 2018년 377억 달러로 성장한 이후 오는 2023년 451억 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생산 업체들의 전략 변경 움직임도 감지된다. TSMC는 3월부터 일부 생산 공정을 자동차용 MCU(마이크로컨트롤유닛)과 파워 반도체쪽으로 할당할 예정이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반도체 등의 생산량을 줄이면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을 해소하려는 목적이다.

ST 마이크로와 삼성전자, 인피니언 등 차량용 반도체 비중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본 동북부 지진과 미국 한파 등 환경적인 요인이 변수다.

주요국도 잰걸음이다. 유럽이 반도체 산업 부문에서 아시아 등 해외 의존도를 줄이고자 500억 유로(약 67조원)를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미국 백악관 관리들은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대만 TSMC와 접촉하는 등 반도체 부족 문제에 팔을 걷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체 반도체 생산능력을 갖춘 일본이나 독일 등 주요업계의 타격이 커지는 가운데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도 부정적인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현재 정상적으로 생산 중인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3월부터는 본격적인 반도체 부족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