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이 막혔다”, “금방 끝나겠지”.

이같이 여겼던 코로나19는 지난 한 해 우리 삶을 멈추게 했다. 전 세계 산업과 금융의 판도 역시 이전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도 팍팍했던 서민경제는 이제 거의 절벽 끝에 선 상황이다. 실업률은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소상공인들의 줄폐업도 현재 진행형이다. 전통시장은 물론, 젊은이들에게 핫플레이스로 꼽히던 홍대, 명동 등지의 외식업, 의류 소매상, 각종 관광지에서 장사하는 이들 사이에선 “이달만 버텨보자”를 넘어 “이달 말까지도 견딜 수 없을 것 같다”는 슬픈 비명이 가득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생활비를 충당하거나 이미 갖고 있던 빚을 돌려막기 위한 대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지난해 12월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988조8000억원으로 1년 새 100조5000억원 급증했다. 이는 2004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증가폭이다.

특히 금융 이력이 부족한 신파일러(자영업자, 대학생, 주부 등)와 다중채무자들의 빚통장에는 이미 빨간 불이 들어왔다.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는 420만2000여명, 대출금액은 500조원을 넘어섰다. 1인당 빚이 1억1922만원에 달하는 셈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작년 하반기부터 대출 규제에 나서며 신파일러와 다중채무자들의 추가 대출을 막기 시작했다. 시중은행들도 일제히 대출 금리를 올리고, 한도를 줄이며 숨통을 조이고 있다.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대출을 무조건 막고 옥죄는 것이 옳은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세계가 함께 겪는 전대미문의 경제 위기상황에서 과연 서민들은 막힌 돈줄을 보면서 가슴만 쳐야 하는가. 이 얽히고설킨 실타래 같은 상황을 어떻게 풀 수 있을까? 필자는 ‘배려를 탑재한 IT 기술’에서 그 대안을 찾아보자고 제안한다.

자금이 꼭 필요한 경우에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점은 제도금융권에서 가장 싼 이자로 받을 수 있는 대출을 찾아야 한다. 상식 수준의 이 말이, 과거에는 그리 쉽지 않았다.

그러나 세상은 바뀌었다. 이제는 모바일로 한 번에 나의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대출 가능성을 진단해볼 수 있다. 핀테크 서비스를 통해 가능해진 것이다. 핀테크 대출 중개 플랫폼을 통한 대출 조건 조회는 사용자의 데이터를 꼼꼼하게 분석하고 다수의 금융기관의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에 즉각적으로 적용해 절박한 개인의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아껴줄 수 있다.

또한 이미 한 건 이상의 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라면 더 낮은 금리의 대출로 통합시키거나 갈아타는 것도 가능하다. 개인의 신용과 다양한 금융 데이터를 결합해 대출 적정성을 진단하고, 거꾸로 금융기관들은 해당 채무자에게 더 나은 조건의 대출 상품을 제안할 수 있다.

올해부터는 마이데이터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개인의 모든 금융정보를 한 번에 조회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개인의 상황에 최적화된 금융상품 추천을 비롯한 다양한 서비스가 나올 것이다. 일례로 주부, 자영업자, 학생 등의 신파일러들도 당장의 급한 현금을 충당하기 위해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S)과 같이 발전된 신용평가 모델을 통한 대출 활로를 더 넓힐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쉽고 편하게 금융정보에 다가가고 소비자에게 유리한 다양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미션을 이제 우리가 만들어 나가야 할 때다.

이혜민 핀다 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