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LG에너지솔루션(전 LG화학 배터리 사업부문)이 SK이노베이션과 진행한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에서 승소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보상금 합의 등에서 한층 유일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SK이노베이션으로선 미국 사업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ITC는 10일(미국 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했던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한 최종 결정에서 LG에너지솔루션 손을 들어줬다. ITC는 당초 지난해 10월5일이었던 최종 결정을 3차례 연기하며 숙고했다.
이날 최종 결정은 앞서 ITC가 내린 예비 판결을 대부분 인용한 결과다. ITC는 작년 2월 14일(현지시간) SK이노베이션 측의 증거 훼손 및 삭제 정보 복구를 위한 포렌식 명령 불이행 등을 인정해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 판결’ 예비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당시 LG화학은 디스커버리(증거개시) 등 소송 전후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이 증거보존 의무를 무시하고 광범위하게 증거를 인멸했고, 이 정황에 따라 ITC가 명령한 포렌식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ITC가 최종판결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 손을 들어주면서 SK이노베이션은 당장 미국 사업에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과 모듈, 팩, 관련 부품·소재의 미국 내 수입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다만, ITC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향후 10년 간 제한적으로 수입금지한다"며 "단 기아와 폭스바겐 및 포드 일부 차종엔 2년, 포드 일부 차종엔 4년간 공급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의 LG화학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하되, 포드와 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들이 대체품을 찾을 시한을 주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공장을 통해 폭스바겐 등에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었다. 공장 건설 기한 등을 감안하면 2년의 제한적 공급 허용기간도 현실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는게 업계 해석이다.
게다가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판결을 앞두고 이를 언급하며 “SK이노베이션이 조지아주 대규모 배터리 공장에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외국인 투자를 하고 있다.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SK이노베이션 뿐 아니라 미국으로서도 상당한 타격이다.
천문학적인 합의금도 해결해야 한다. 양사는 최종 판결 전 물밑 합의를 진행했으나 워낙 합의금 규모에서 격차가 커 결국 최종 판결에 이르렀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제시한 합의금 규모는 2조원에서 2조8000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