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중고나라 사기꾼들, 이젠 당근마켓으로 간다?”
중고거래 플랫폼이 짝퉁 사기 제품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고나라에 이어 이젠 당근마켓에서도 ‘짝퉁’(가품) 판매가 기승이다. 명품은 물론 일반 브랜드, IT기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서 가품을 진품으로 둔갑한 거래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 하지만 현실적으로 사기를 근절할 방법이 없어 이용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가품을 구입했단 소비자들이 잇따르고 있다.
진품과 가품의 가격 차이가 큰 명품 브랜드를 사기 당했단 내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중고품이라 저렴한 가격에 올렸다 생각해 구입했는데, 막상 감정을 받아보니 가품이었다”는 내용이 대다수다.
실제 한 이용자는 “내가 모 커뮤니티에 올린 샤넬 가방 사진을 당근마켓 사기꾼이 도용해 판매 글을 올린 걸 본 적이 있다”며 “도용한 사진으로 소비자를 낚은 뒤 정작 물건은 가품을 보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비단 명품만 가품 사기를 치는 건 아니다. 대중 브랜드인 ‘크록스’ 중고품을 구입해는데, 받고 보니 가품이었다는 이용자가 있는가 하면, 짝퉁 IT기기를 구입했단 후기도 적지 않다.
한 학생은 “당근마켓을 통해 몇달 간 용돈을 모아 산 갤럭시 버즈 플러스와 에어팟2 무선 이어폰을 교환했는데 에어팟이 가품이란 걸 알게 됐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가품 에어팟을 진품인줄 알고 구입했는데, 판매자가 당근마켓을 탈퇴하고 잠수를 타 항의조차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근마켓 이용자수는 1200만명. 국민 5명 중 1명은 당근마켓을 이용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에만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이용자수가 늘어났다. 그야말로 폭발적인 성장세다. 1인당 월 평균 당근마켓 방문횟수도 24회 이상이다. 업계에선 사람이 몰리는만큼 사기꾼도 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금융사기방지서비스 앱 인 ‘더치트’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중고거래 사이트 피해사례를 집계한 결과 당근마켓에서 4006건, 중고나라에서 5061건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현실적으로 모든 사기를 걸러내기란 쉽지 않다. 중고거래 플랫폼들은 반려동물이나 주류, 가품(짝퉁) 등 거래 금지 품목을 AI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걸러내고 있다고 밝혔지만, 가품을 진품으로 사기치는 행위까지 잡아내긴 어렵다. 또 계정 삭제 후 타인 명의로 재가입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