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307만명의 구독자를 지닌 유튜버 ‘쯔양’도 악의적 댓글을 다는 악플러를 피해갈 순 없었다.
뒷광고 사태 후 은퇴를 선언했다가 복귀한 쯔양은 유튜브 댓글과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메시지), 커뮤니티 사이트 등 각종 악플에 시달렸다. 결국 지난 25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128명의 악플러를 고소했다.
주로 포털 뉴스 댓글을 노리던 악플러들은 이제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플랫폼으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해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에서 연예·스포츠 기사 댓글이 폐지된 후 ‘풍선효과’가 발생했다. 소셜네트워크의 경우 댓글처럼 AI를 활용한 감시가 어려워 더욱 직접적인 비방이 일어난다.
유튜버 쯔양은 26일 자신의 유튜브 계정 커뮤니티에 “저에 대한 악플을 상대로 고소를 진행하고자 어렵게 결정했다”고 말하며 고소 이유를 밝혔다.
그는 “했던 말을 번복하고 다시 돌아온 것은 저의 실수고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해 악플을 이해하려고 많은 노력을 해왔다”면서 “(그래서) 뒷광고에 대한 오해와 오픈도 하지 않은 분식점에 대해 그저 오해 때문에 달리는 수많은 악플에도 반응하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모른 척할수록 저를 향한 비난에 그치지 않고, 사랑하는 가족들까지 거론하는 악의적 댓글이 각종 커뮤니티나 인스타 DM 또는 유튜브 댓글로 퍼져나가고 있다”며 “저를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 그리고 저를 조건 없이 좋아해주시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강력하게 나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쯔양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정향은 지난 25일 쯔양에게 무분별한 악플을 단 128명을 경기광명경찰서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쯔양은 307만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먹방 유튜버다. 지난해 8월 뒷광고(광고임을 숨긴 콘텐츠) 논란이 유튜브업계를 휩쓸었을 당시, 연이은 악플로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이후 약 3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복귀하며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해외 소셜네트워크(SNS)의 악플 문제는 지난해 들어 더욱 심화됐다.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이 연예 및 스포츠 기사의 댓글창을 막자, 악플러들이 다른 플랫폼으로 눈을 돌렸다. 특정 플랫폼에서 규제가 이뤄지면 다른 플랫폼으로 문제가 이동하는, 일종의 ‘풍선효과’다.
실시간 방송을 이어가는 유튜브에서는 실시간 채팅을 통한 악플이 들끓는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개인 계정 게시글에 악플을 달거나 DM으로 직접 욕설을 하기도 한다. 특히 DM은 댓글과 달리 AI를 통해 악의적 내용을 자동으로 숨겨 주는 ‘불쾌한 댓글 숨기기’ 기능이 적용되지 않는다. 욕설 및 혐오 표현이 그대로 전송된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은 악의적 댓글에 대해 본인이 신고 또는 삭제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신고가 된다고 하더라도 상당수가 개인정보를 허위로 입력한 유령 계정인 경우가 많아 처벌이 쉽지 않다. 또한 신고 후 새로운 계정을 만들어 반복적으로 악플을 다는 사람도 있다.
전문가들은 규제만으로는 악플을 원천 차단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악플이 범죄행위라는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필수적이란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AI 및 딥러닝 기술로 수많은 악플을 걸러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악성 댓글을 포함한 온라인 윤리에 관한 교육과 관련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