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이 향수만 뿌리면 여자들이 기절해요.”
유튜브에 등장하는 ‘향수’ 광고 문구다. 이성을 강력하게 유혹할 수 있을 것 같은 문구로 소비자를 현혹한다. ‘여자들이 미치는 향수’ ‘되게 섹시한 남자의 느낌’ ‘확 XX고 싶다’ 등 소비자가 ‘혹’할 만한 과장된 표현이 난무한다. 여성 소비자를 대상으로 ‘솔로 탈출 친구한테 뿌려줬더니 반응 폭발했다고 연락 왔다’ ‘조선시대 기녀들이 쓰기로 유명하다더라’ 등의 문구를 담은 광고도 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다수의 허위·과장 광고가 노출되고 있다. 하지만 단속은 전무해 이용자들의 주위가 요구된다. 유튜브의 경우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은 시정 조치가 이뤄지고 있지만 유튜브는 5년째 단속이 ‘0건’이다. 사실상 허위·과장 광고의 무법지대다.
유튜브와 SNS에는 뷰티, 헬스, 금융 등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 광고가 다수 노출된다. ‘거북목’을 없애주는 베개부터 ‘키작남(키 작은 남자)’ 탈출하는 약, ‘백인’으로 만들어주는 화장품 등 문구도 강렬하다. 하지만 해당 제품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검증 여부는 살펴보기 어렵다.
예컨대 이성을 유혹하는 향수는 검증되지 않은 ‘거짓’에 가깝다. 화장품·의학업계에서 의견이 나뉘기는 하지만 페로몬 향수가 ‘동물에게 효과가 있지만 인간에게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시각이 다수다. 한 의학연구기관 관계자는 “아직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으며, 인간에게 페로몬이 존재하는지도 확답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키 크는 약은 특허받은 성장물질을 담았다고 내세운다. 황기, 초유, 천연 효모 등으로부터 유래된 성분이고 설명한다. 하지만 의학·식품업계에서는 ‘특허’ 유무가 실제 효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실제 성장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해당 제품들의 실험 내용을 보면 사람이 아닌 ‘동물실험에서 효과 입증’ ‘3개월 동안 0.33㎝ 성장’ 등 의학적으로 유의미한 실험 데이터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에 따르면 해당 광고는 모두 허위·과장 광고로 분류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광고 실증제도에 따르면, 사업자 등은 자기가 표시한 광고 중 사실과 관련한 사항에 대해선 실증이 가능해야 한다.
문제는 허위·과장 광고 시정 조치가 미흡하다는 점이다. 특히 유튜브는 전무하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방심위가 지난 5년간 심의한 유튜브의 허위·불법 광고는 0건이었다. 반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은 지난해 8월까지 각각 684건, 218건의 허위·불법 광고가 적발됐다.
방심위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의 광고들과 달리 유튜브는 사업자가 광고주로부터 의뢰받은 광고 가운데 일부를 전송하는 방식”이라며 “일차적 검증을 거치기 때문에 불법 광고의 노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유튜브 광고가 휘발성 정보인 점, 함께 재생되는 동영상에 따라 URL이 변경되기 때문에 특정이 어렵다는 점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