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전날 8거래일 만에 순매수

투신 매도 이달 첫 1000억 아래로

수급 키 쥔 연기금은 매도 지속

연초 공격적 매도에 나섰던 기관투자자들이 19일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면서 기관의 본격적 컴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관투자자는 6382억6500만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기관의 순매수는 지난 7일 이후 8거래일 만이다.

금융투자사들이 선도했다. 이들은 지난달 배당투자 등을 위해 3조3627억원을 순매수한 뒤, 이달 대규모 매도로 일관해왔다.

지난 18일까지의 누적 매도 금액이 3조386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이날 금융투자사들의 대규모 매수 전환은 추가 매도 물량의 소진이 임박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12월부터 유입된 자금과 1월에 매도한 자금을 비교할 때 이달 초와 같은 수준의 대규모 순매도는 하루 이틀이면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사자들과 함께 또 다른 매도 주체였던 투신사와 연기금은 이날도 매도세를 이어갔다. 다만 투신의 매도 금액은 크게 줄었다.

이날 투신의 매도 금액은 202억원에 그쳤다. 투신의 매도 금액이 1000억원 밑으로 떨어진 건 올해 들어 이날이 처음이다.

투신의 매도는 개인이 보유한 펀드의 환매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최근 증시가 3000선을 돌파한 이후 당분간 횡보세가 예상되면서 추가 환매 압력은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환매 자금의 유입을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2일 74조4500만원까지 폭증하다 68조8300만원까지 감소해 있다.

연초 증시의 급등 속에 흥분해 있던 개인투자자들의 심리가 다소 진정되고 있는 신호로 풀이된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신은 이미 펀드 내 현금비중이 높은 수준에 달해 있어, 환매에 대한 대응으로 매도가 나오긴 하지만 현금비중을 높이기 위한 매도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매도세가 크게 약화된 금융투자 및 투신과 달리 연기금은 여전히 거센 매도세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기관투자자 수급의 키는 연기금이 쥐게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올해 연기금의 누적 매도액은 5조3960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1조7312억원 대비 3배가 넘는다다.

이같은 현상은 자산배분 기준에 따른 비중 조절 차원의 매도로 해석된다.

실제 지난해 10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목표 수준보다 1.2%포인트 높아져 있는 상태다. 이 상황에서 연말 기록적인 증시 상승이 이뤄지며 비중 조절 차원에서 매도세로 일관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결국 연기금의 매도세가 본격적으로 약화되는 시점이 기관 수급의 완전한 회복이 이뤄지는 시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하 연구원은 “지난해 11월부터 한국 증시의 수익률이 글로벌 증시 중 가장 높았다는 점과 채권은 금리가 상승하며 수익률이 낮아졌을 것을 감안하면, 국내주식 비중이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연기금이 계속해서 순매도하고 있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순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