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방탄소년단(BTS) 덕 못 본 BTS폰, 얼마나 더 싸져야 팔릴까?”
삼성전자의 ‘갤럭시 S20 플러스 BTS 에디션’의 가격이 끝도 없이 떨어지고 있다. 출고가 인하와 공시 지원금 인상으로, 실구매가가 최저 30만원까지 떨어졌다. 출시 당시 출고가가 139만원에 달했던 점을 고려하면, 100만원이나 저렴해진 셈이다. 판매가 부진했던 데다 ‘갤럭시S21’ 시리즈가 저렴한 가격에 출시되면서, ‘막판 떨이’에 들어갔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이 달 들어 ‘갤럭시 S20 플러스 BTS 에디션’의 공시 지원금 크게 올렸다. ▷5G라이트 51만 8000원 ▷5G 스탠다드 70만 6000원 ▷5G 스마트 이상 80만원의 공시 지원금을 지급한다. 기존에는 39만~60만원 수준이었다.
LG유플러스에서 BTS폰의 출고가는 124만 8500원. 이통사의 공시 지원금과 유통 채널의 추가 지원금(공시 지원금의 15%)을 합한 최저 실구매가는, 32만 8500원이다(8만원대 이상 요금제).
모든 요금제 구간에서 공시 지원금 할인폭이 선택 약정(통신 요금의 25% 할인·2년 약정 기준) 할인 폭보다 크다. 월 사용 요금이 10만원이 넘는 초고가 요금제에서도 공시 지원금 할인 폭이 큰 것은 이례적이다.
SK텔레콤과 KT는 출고가 인하 전략을 취했다. 지난 달 22일 124만 8500원으로 인하된 지, 10일 만에 114만 4000원으로 출고가가 다시 떨어졌다. 공시 지원금은 ▷SK텔레콤 34만 5000~48만원 ▷KT 29만 2000~60만원 수준이다.
대대적인 가격 인하는 판매 부진과 ‘갤럭시S21’ 출시 때문이다. 글로벌 아이돌 방탄소년단(BTS)의 후광효과를 염두에 두고 지난 7월 한정판으로 출시했지만, 줄곧 판매 부진에 시달리다 결국 ‘땡 처리’에 들어갔다.
BTS폰의 첫 출고가는 139만7000원. 이후 두 달 만에 공시지원금이 최대 60만원까지 치솟았다. 그럼에도 판매량은 신통치 않았다. 이통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20+ BTS 에디션의 국내 물량은 10만대.하지만 지난 달 말까지 이통3사에서만 3만1000대 가량 팔렸다. 한정판 폰임을 감안해 자급제 비중이 일반폰 대비 높은 수준이라 해도 4만대 가량 판매됐을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출시 5개월 동안 절반도 못 판 셈이다.
여기에 ‘갤럭시S21’ 출시까지 겹쳤다. 무엇보다 ‘갤럭시S21’이 몸값을 낮췄다. ‘갤럭시S21’ 시리즈는 ▷기본 모델 99만 9000원 ▷플러스 모델 119만 9000원 ▷울트라 모델 145만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형 모델 재고 소진을 위해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갤럭시S21’은 오는 1월 14일 공개 후 29일 공식 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