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음식 픽업하러 왔는데 가게가 문을 닫았네요…쿠팡은 전화도 안 받고ㅠㅠ”
간밤 폭설 중에도 배달 주문 접수를 강행했던 쿠팡이츠가 시스템 미흡으로 구설에 올랐다. 주문 접수와 취소 안내, 라이더 배정 등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은 탓에, 콜을 받고 가게에 도착했으나 정작 가게는 영업을 종료한 황당한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업 종사자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에는 간밤 기상 악화 상황 속에서 쿠팡 시스템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쿠팡이츠 배달 파트너로 일하고 있는 한 커뮤니티 회원은 “주문 음식점에 가면 영업을 하지 않고 있는데, 벌써 세 번째”라며 “고객센터는 연락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도 “픽업을 하러 왔는데 영업은 안 하고 있고, 저 말고 다른 배달 파트너도 둘이나 와 있다”고 전했다.
주문은 접수됐지만 기상 악화로 라이더가 배정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쿠팡 측에서 선제적으로 주문을 취소하지 못하고 수 시간 방치했기 때문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고객은 배차 여부를 번복하는 메시지를 수 차례 받았고, 식당은 고객으로 직접 전화를 받은 뒤 주문 접수를 취소하려고 고객 센터에 연락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표류하던 콜을 뒤늦게 잡은 라이더는 이미 영업을 종료한 식당에 도착한 정황이다.
이같은 문제는 쿠팡이츠가 다른 경쟁 배달 플랫폼과 달리 폭설 중에도 주문 접수를 강행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다른 배달 플랫폼인 요기요는 오후 7시께 라이더들에게 오토바이 운행 중단을 고지했다. 현재 진행 중인 주문 건만 가능한 선에서 배달하고, 도로 사정으로 배달이 어려울 경우 본사 센터에 연락해 취소 절차를 밟으라는 안내였다. 배달의민족 역시 오후 8시 전 대부분의 지역에서 콜 배정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쿠팡이츠는 오후 10시가 넘어서야 서울 강남, 서초 등 배달이 몰리는 일부 지역을 시작으로 주문 접수를 중단했다. 오후 9시께에는 주문 한 건에 1만8500원에 달하는 수수료가 책정된 사례가 공유돼, 배달업 종사자들 사이에서 “중단 안 시키고 있는 거 실화냐”, “틈새시장이 남아있다” 등의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튿날인 이날 오전, 쿠팡이츠가 배달 파트너들의 안전을 위해 일시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한 것이 된서리를 맞는 것도 이 때문이다. 라이더들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면 전날 다른 배달플랫폼들처럼 서비스를 일찌감치 중단했을 텐데 그러지 않았고, 이는 간밤에 확인된 시스템 오류를 바로잡기 위한 핑계 아니냐는 지적이다.
전날 먼저 서비스를 중단했던 배달의민족이 현재는 서비스 중단 없이 도보 위주의 단거리 배달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도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전날 서비스 오류에 대한 대처도 도마에 올랐다. 통상 배달 지연 등을 이유로 고객이 주문을 취소할 경우, 라이더는 본사 지침에 따라 음식을 자체 폐기한 뒤 책임 소재에 따라 음식값을 부담한다. 하지만 한 배달업 종사자는 “배달 장소로 향하던 중 주문이 취소됐고, 이에 대해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으나, 이튿날인 이날 본사와 상담 중에 해당 음식값이 배달비에서 차감될 수 있다고 고지받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간밤 피크 시간대 근무에 따른 추가 수수료 지급에 대해 문의를 넣었지만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