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활용 풀 베팅
단숨에 ‘인생역전’ 노려
WSJ ‘불길한 징조’ 지적
#. 미국 네바다주에 거주하는 토목기사 브루스 번워스 씨는 지난해 부동산 매도금 2만3000달러(약 2500만원)를 테슬라 콜옵션에 투자해 200만달러(22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올 들어 테슬라 주가는 691%, 수소연료전지 제조업체 플러그 파워는 1000% 이상 뛰었다.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화상회의 플랫폼 줌의 주가도 451% 상승했다. 코로나19 백신 업체 모더나 등 바이오주도 532% 올랐다. 미국 주가가 급등하면서 옵션,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등 파생상품을 활용해 ‘대박’을 노리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미국의 신용융자 잔고(margin debt)는 지난 11월 기준 7221억달러(796조원)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8년 5월의 기록 6689억(737조원)달러를 훨씬 웃도는 규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같은 ‘빚투’를 주식시장에 불길한 징조라고 해석했다. 과거 닷컴 버블 2000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서 봤듯 증시에 큰 변동성이 나타나기 전에는 항상 신용증거금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증시가 오를 때는 문제없지만 급락할 땐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추가로 담보를 요구하는 마진콜을 행사한다. 투자자는 증거금을 더 넣거나 주식을 팔아 돈을 갚아야 한다.
폭발적으로 증가한 옵션 거래도 문제다. 옵션결제회사(OCC)에 따르면 올해 옵션 매매에 뛰어든 투자자는 일평균 2900만명으로 전년 대비 48%나 증가했다. 옵션은 거래대상 자산을 미래 특정한 날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주가예측이 맞으면 큰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반대이 경우에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값이 오른 주식을 싼 값에 살 수도 있지만, 판대로 비싼 값에 산 주식을 싼 값에 팔아야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올해 필름 카메라로 유명했던 미국 이스트먼 코닥은 카메라 회사에서 제약회사로 거듭날 것이라는 소식에 폭등했다가 내부자 거래 의혹, 유가 하락 등 영향으로 한순간에 주가가 폭락했다.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