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서울·경기 아파트 및 아파트 부지 가격 비교 조사 결과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노무현·문재인 두 민주당 출신 대통령의 압승이다. 두 전·현 대통령은 재임 기간 규제 중심의 부동산 정책을 구사하며 서울과 경기도 집값을 크게 올렸다. 이명박·박근혜 국민의힘 출신 두 전직 대통령 시절과 비교하면 7배와 25배나 상승폭을 키웠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최근 서울과 경기도 지역 아파트 가격을 역대 각 정권별로 비교 발표했다.
우선 서울은 노·문 정부 8년간 아파트 땅값 상승액은 이·박 두 정부 대비 7.5배에 달했다. 경실련이 서울 강남3구 5개 아파트 단지와 비 강남권 17개 아파트 단지 총 6만3000여 세대를 분석한 결과다.
서울 22개 단지 아파트값은 82.5㎡ 기준 노무현 정부 초인 2003년 3억1000만원에서 2020년 10억4000만원으로 7억3000만원 상승했다.
이를 정권별로 나눠보면 아파트 땅값 상승액은 노무현·문재인 정부 8년간 2476만원으로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 상승액 331만원의 7.5배에 달했다. 문재인 정부가 1540만원으로 가장 많이 올랐고, 이어 노무현 정부 936만원, 박근혜 정부 523만원 순으로 올랐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192만원 하락했다.
경기도에서도 노·문 정부의 집값 올리기 실력은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특히 임기 1년 반을 남긴 상황에서 문 정부는 경기도 집값을 42% 올렸다.
경실련이 경기도 67개 표준지 아파트 정권별 시세 변동 현황을 조사한 결과 2003년 656만원이던 평당가격은 2020년 11월 현재 869만원이 상승한 1525만원이 됐다. 상승률은 132%다.
역대 정부별로는 노무현 정부 임기초 30평형 아파트값은 2억원에서 임기말에는 1.1억원, 59%가 올라 3억1000만원이 됐다. 노무현 정부 당시 아파트값은 2006년 한 해 동안에만 9000만원이 오른 바 있다. 년 단위 상승액 중 가장 큰 수치다.
이명박 정부부터는 안정세가 뚜렷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30평형 아파트는 3000만원 하락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다시 4000만원 상승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초기 3억2000만원이던 경기도 30평형 대 아파트 평균 가격은 3년 여만에 무려 1억4000만원이 오른 4억6000만원으로 ‘퀀텀 점프’에 성공했다.
노무현, 문재인 두 민주당 출신 정부 시절 상승액 2억5000만원은 지난 17년 전체 상승액 2억6000만원의 96%를 차지하며, 이명박, 박근혜 정부 상승액 1000만원의 25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문제는 임금과 비교하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근로자가 임금을 전액 모은다는 가정 아래 경기도 30평형 아파트를 구입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노무현 정부 기간 11년에서 14년으로 3년 늘었다.
다음 이명박 정부 5년간은 오히려 구입 소요기간이 3년 줄었다. 아파트 값이 -9% 하락한 반면 임금은 400만원 오른 덕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1년 더 줄었다. 아파트 값은 4000만원 올랐지만, 임금은 500만원이 더 늘어난 까닭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아래 경기도 30평형 아파트값은 1억4000만원이 오르고, 같은 기간 임금은 300만원 증가에 그치면서 아파트 구입에 드는 시간도 단숨에 4년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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